[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상태바
[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 권우상
  • 승인 2018.11.13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99회

전세는 이미 기울어졌다고 해도 싸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저 팔다리를 묶고 앉아서 적군에게 운명을 내맡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최후의 한 사람까지 힘을 다해 싸워서 막아내야만 했다. 하루 종일 사군부(司軍部)의 무독(武督), 좌군(佐軍), 진무(振武) 등 무관(武官)들을 거느리고 사비성내 상(上), 하(下), 전(前), 후(後), 중(中), 5부(五部)의 5항(五巷)을 돌아다니며 군사들을 불러모았다. 가까스로 5천여 명의 병졸을 끌어모아 결사대로 꾸린 것은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갈 무렵이었다.

"적군이 공격해 온다!"

"신라군이다!"

대륙백제군의 외침 소리에 계백 장수는 두 눈을 번쩍 뜨고 말을 타고 달려오는 대륙신라군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장수 계백은 칼자루를 더욱 힘껏 움켜잡았다. 대륙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의 진영에서 공격의 소라나팔소리가 울리면서 나당연합군의 선봉에 선 기마병은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일제히 대륙백제군 진영을 향해 구름떼처럼 달려 나가자 백제의 계백 장수도 군사를 거느리고 신라군을 맞았다. 드디어 전투가 시작되었다.

나당연합군과 대륙백제군은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계백 장수는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군사들을 향해 칼을 힘껏 내리쳤다. 군사의 피가 솟구치면서 계백장수 몸을 붉게 물들었다. 맑은 하늘에 검은 구름이 서서히 떼지어 모여 들더니 빗방울을 뿌리기 했다. 가느다란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면서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 되었다. 대륙백제군은 나당연합군을 맞아 싸웠다. 칼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군사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희색빛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은 전사(戰士)들의 피에 물들어 붉은 빗방울로 변했다. 붉은 빗방울은 죽어 쓰러진 병사들의 시체를 붉게 물들였고 병사들의 시체 사이로 붉은 핏물이 도랑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당연합군과 대륙백제군은 피차(彼此)간 악귀(惡鬼)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 전쟁에서 8천여 명의 왜지(倭地)에 있는 나라백제군(奈良百濟軍)이 참가했다. 나라백제군을 지휘하는 장군은 무사라요치(武斯拏要治)였다. 그는 8척이나 되는 장창을 휘두르며 잘 싸웠다. 무사라요치 장군과 함께 의자왕의 아들 부여 용(勇)도 싸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투는 더욱 치열하게 사투(死鬪)로 전개 되었다. 피아(彼我)간 국가의 존폐를 결정하는 혈전이었다. 그야말로 시산혈해(屍山血海)를 이루는 피비린내 나는 격전이었다. 대륙백제군과 나라백제군은 죽을 힘을 다해 싸웠으나 중과부적의 상황을 넘어서지 못하고 계백 장수의 결사대는 물먹은 흙담처럼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계백 장수는 최후로 일전을 벌리면서 장열한 죽음을 맞았다.

계백의 결사대가 무너지자 부여 용(勇)은 장수 무사라요치(武斯羅要治)에게 철군을 요청하자 무사라요치는 철군을 하였다. 어느새 궁성문 밖에는 당나라 군사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의자왕은 이제야 최후가 다가 왔음을 알고 말했다.

“계백이 어찌 되었느냐?”

계백 장수의 결사대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던 의자왕은 계백 장수의 전황이 궁금하여 묻자 의자왕을 모시고 있는 상좌평 진후(眞厚)가 입을 열었다.

“폐하! 계백 장수가 전사했다고 하옵니다.”

“나라백제 군사들은 어찌 되었느냐?”

“나라백제 군사도 더 이상 싸울 수 없어 물러났다 하옵니다.”

순간 의자왕은 옆으로 빗실 넘어질려고 했다. 순간 상좌평 진후(眞厚)는 얼른 의자왕을 부축했다. 의자왕은 몸을 간신히 가누며

“충신 성충의 말을 듣지 않아 칠 백년 사직이 이렇게 망하다니...”

의자왕의 탄식 소리와 함께 눈물이 비오듯 흘러 내리자 용포 자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상좌평 진후가 몹시 다급하게 말했다.

“폐하! 잠시 옥체를 피하셔야 하옵니다.”

“어디로 가면 좋소?”

“잠시 사포현(寺浦縣)으로 피하심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