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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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1.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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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왕건(王建)의 나이 66살이 되던 봄 어느 날이었다.

개경(開京)의 궁성 한적한 정원(庭園)에서는 조촐한 연회(宴會)가 베풀어졌다. 이 연회는 왕건(王建)이 박술희를 비롯하여 장군 거타지(居他之)와 연추(淵酋), 그리고 술사(術士) 최지몽 등과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련한 술자리였다. 한참 취흥이 돌아가고 있는데 왕건(王建)이 입을 열었다.

“오늘 이렇게 술자리를 마련한 것은 긴히 나눌 말이 있어서다. 특히 거장군(居他之)과 연장군(淵酋)은 내가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의형제를 맺고 나와 한평생 생사를 같이 한 사람이다. 숫한 전쟁터에서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치루었다. 세월로 치면 사 십년이 넘는 듯 하구나.. 나도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만 늙은 것이 아니라 거장군도, 연장군도 늙었구만...하지만 나이에 비하면 아직도 정정하다..”

“폐하 ! 나이는 살아 온 인생을 숫자로 표시한 것에 불과하옵니다. 나이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강건하게 살아가시옵소서....”

“나도 그런 생각이지만 몸이 옛날 같지 않아.. 아우는 건강하게 오래 살게나...”

“예. 폐하”

왕건(王建)은 잠시 거타지와 연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주름이 듬성듬성 잡힌 얼굴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왕건은 거타지의 손을 잡았다.

“거장군!”

“예. 폐하!”

“오늘 이 자리에서만은 형님이라고 불러 봐라. 네가 처음 나한테 찾아 왔을 때 우리는 의형제가 되기로 약속 했잖은가? 사십년 전의 일이지...”

“하지만...”

“알겠다. 그 약속은 내가 왕이 됨으로서 소멸되었다는 걸...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만은 형님이란 말을 듣고 싶다... ”

거타지(居他之)는 주위의 눈치를 살피다가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형님 ! ”

“아우야 ! ”

“예. 형님 !”

“형이 주는 술잔을 받아라 !”

“예”

거타지(居他之)는 왕건(王建)이 따루는 술을 받았다. 왕건은 연추(淵酋)에게

“연장군도 이 오라비의 술을 한잔 받아라. 그리고 오라버니라 물러봐라”

“예. 오라버니 !”

“연추도 이제 할머니가 되었구나”

그렇게 말하고 왕건은 연추(淵酋)에게 술을 한잔 따루었다. 그러나 연추는 술잔을 받아 고개를 돌려 입술만 가까이 대고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왕건은 대광(大匡 : 재상) 박술희에게

“박 대광(재상) !”

“예. 폐하 !”

“오늘 박 대광과 나와 의형제를 맺은 거(居) 장군과 연(淵) 장군 그리고 최 술사를 부른 것은 무(武)를 태자로 책봉한데 대하여 불만을 품고 있는 세력들 때문이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감히 역심(逆心)을 품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죽으면 반드시 태자를 찍어 낼려고 할 것이니 그것이 나는 걱정이야....”

“폐하 ! 심려 놓으시옵소서. 사후(死後)의 일을 생각하시면 끝이 없사옵니다. 비록 무(武) 왕자님이 태자에 책봉된 일에 대하여 반대하는 충주 유(劉)씨 세력들이 강하기는 하나 태자를 보위하는 세력도 능히 충주 유씨 세력을 견제할만 하옵니다. 하오니 그 일에 대해서는 마음을 편히 하시고 즐거운 여생을 보내시옵소서....”

그렇게 말은 했지만 박술희 역시 왕건(王建)의 사후(死後)가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왕건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반역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왕건이 죽으면 충주 유(劉)씨 세력들이 태자(武)를 찍어내기 위해 반드시 반란을 일으킬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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