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상태바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1.30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42회

그런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어 있었고, 그와 관련된 첩보가 정보망을 통해 연일 박술희의 귀에 들어 오고 있었다. 왕건(王建)도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박술희와 거타지(居他之), 그리고 연추(淵酋)와 최지몽의 의견을 듣고자 오늘 이런 연회(宴會)를 마련한 것이었다.

“아우는 어찌 생각하나?”

왕건(王建)은 거타지에게 물었다.

“충주 유씨 세력들이 사병(私兵)을 양성하고 있다고 하니 이는 필시 반란을 일으키고자 함이 분명하옵니다. 하오니 죄를 묻는 것이 마땅한 줄로 아옵니다”

하는 거타지의 말에 박술희는

“호족들이 사병(私兵)을 거느리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보편화 된 일이온데 어찌 죄를 물을 수 있사옵니까. 그건 아니되옵니다”

하였다. 왕건은 최지몽에게

“최 술사가 한번 앞날을 점쳐 봐라 ! 이 일이 어찌 될 것 같으냐 ?”

하자 최지몽은

“폐하께서 생존하시는 동안에는 충주 유(劉)씨 세력들의 반란은 없을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내가 죽은 후에는 반란이 있을 것이냐 ?”

“.............”

“왜 말이 없느냐 ? 어서 말해 봐라.. 훗날을 알고자 함이로다”

“폐하 ! 방금 박 대광께서 말씀하셨사옵니다. 사후(死後)의 일을 생각하시면 끝이 없다고 말씀입니다. 하오니 사후(死後)에 일어날 일에는 마음을 두시지 마시옵소서”

“사후(死後)의 일을 준비하고자 함이 내 생각이다”

“폐하 ! 그래서 태자님의 주변 세력을 키워 온 것이 아니옵니까. 지금과 같은 태자님의 세력으로서도 능히 충주 유(劉)씨 세력과 맞설 수 있사옵니다. 하오니 심려 놓으시옵소서”

“으음... 오늘은 실컷 마시고 싶다... 여기에 술 더 가져 오너라 !”

왕건(王建)은 단숨에 술 몇 잔을 더 비우고 나서 말했다. 그러자 술 심부름을 하는 궁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폐하 ! 건강을 살피시옵소서. 술이 좀 과하시옵니다”

박술희는 왕건을 바라보며 말했다. 왕건의 얼굴에는 취기가 감돌았다. 왕건(王建)은 술 몇 잔을 연거푸 마신후 소피(소변)가 보고 싶은지 바지가랭이를 잡고 일어서다가 갑자기 빗실하고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술상 모서리를 팔로 잘못 짚어 술잔과 음식 쟁반이 쨍그랑 ! 소리내며 땅에 굴러 떨어졌다. 박술희가 급히 빗실 하며 쓰러지는 왕건을 부축하였다.

그러나 왕건은 술이 취해 정신을 가누지 못했다. 당황한 거타지와 연추, 그리고 최지몽은 급히 일어나 왕건을 호위하여 급히 내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작스런 과음(過飮)으로 쓰러진 왕건(王建)은 다음 날도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었다. 어의(御醫)가 진맥을 하고 약을 달려 연일 왕건에게 올렸으나 왕건은 이때부터 병이 들어 좀처럼 일어날 줄을 몰랐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자 중풍(中風)이 되어 말은 더듬거리며 조금씩 해도 한쪽 사지(四肢)를 쓰지 못하는 불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5월에 왕건(王建)은 죽음에 이르렀다. 임종을 지켜 보느라 왕후들과 왕자들, 그리고 여러 대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박술희가

“유언을 말씀하시옵소서”

하자 왕건(王建)은

“모든 것이 헛것이로다 ! 모든 것이 헛것이야 !”

하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