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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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4.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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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회

한편 김한충이 이끄는 중군(中軍)은 고사한을 비롯한 여진(女眞)의 35개 촌을 격파하고 김덕진이 이끄는 우군(右軍)은 광탄 등 32개 촌을 격파했다는 보고가 들어 왔다. 그리고 윤관의 선봉부대도 대내파지촌을 비롯한 37개 촌을 격파하여 2천여 명을 죽이고 5백여 명을 포로로 잡았다.

예종(睿宗)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승전보를 가지고 온 녹사 유영약에게 7품 벼슬을 주고 좌부승지 심후와 내시형부원외랑 한교여를 전선으로 파견하여 윤관과 오연총 및 장군들을 격려하는 조서를 띄웠다.

적지(敵地) 1백여 개 촌락을 장악한 윤관은 곧 각 방면에 부하 장수들을 보내 국경선을 정하는 작업을 하였다. 동으로는 화곶령까기 북으로는 궁한이령까지, 서로는 몽라골령을 국경으로 정하고 일관 촤자호를 몽라골령으로 보내 터를 잡고 950칸에 달하는 성곽을 쌓도록 하였다.

이것이 영주성인데 윤관은 성내에 ‘호국인왕사’와 ‘진동보제자’라는 두 절을 짓도록 하였다.

또한 화관령 아래에는 992칸의 성을 쌓고 웅주성이라 하였으며 오림금출에는 774칸의 성을 축조하고 복주성이라 하였고, 궁한이촌에는 670칸의 성을 축조하여 길주성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진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윤관이 오연총과 함께 군사 8천을 이끌고 길이 좁은 가한촌의 병모가지 길을 지나다가 여진군의 급습을 받은 것이다.

이 때 고려군은 거의 죽거나 흩어지고 윤관을 비롯한 겨우 10여 명만 고립되어 적과 항전하는 처지가 되었다. 게다가 오연총은 적의 화살에 맞아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윤관은 부하들에게 둘러싸여 가까스로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방도가 없었다. 그때 기적처럼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다. 척준경이 용사 10여 명을 인솔하고 돌진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척준경이 윤관과 오연총을 구하기 위해 적진으로 돌진할 때 그의 아우 낭장 척준신은 형을 만류하여 이렇게 말했다.

“적진이 견고하여 돌파는 불가능합니다. 뛰어들면 죽음이 불보듯 뻔하니 가지 마십시오”

하지만 척준경은 아우에게

“그럴수는 없다. 이미 죽기를 각오하고 전쟁터에 나온 마당에 어찌 살기를 바라겠느냐. 늙으신 아버지를 너에게 부탁하니 혹여 내가 죽더라도 잘 보살펴 다오”

하고는 집에 둔 늙은 아버지를 아우인 척준신에게 부탁하고 적진으로 향해 돌진하여 적에게 포위된 윤관과 합류하였다.

척준경이 고군분투하며 적과 싸우고 있는 동안 최홍정과 이관진은 윤관이 포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대군을 이끌고 병모가지 길로 진군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적군은 포위를 풀고 골짜기를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윤관과 오연총, 척준경 등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많은 부하를 잃고 지친 몸으로 영주성으로 되돌아 온 윤관은 척준경을 불러 눈물을 흘리며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나는 자네를 자식과 같이 생각할 터이니 자네는 나를 아비와 같이 여겨 달라”

이 사건 후 척준경은 전공(戰功)을 인정받아 예종(睿宗)은 그를 합문지후에 임명하였으며 계속해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진군의 반격은 거세졌고, 고려군에서는 전상자(戰傷者) 수가 점점 늘어났다. 그러던 중 윤관이 수천의 군사만으로 영주성을 지키고 있는데 여진군 2만이 쳐들어 왔다. 그러자 수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한 윤관은 임언에게

“2만의 적을 대적한다는 것은 무리할 것 같은데 어찌하면 좋겠소 ?”

하고 물었다. 그러자 임언은

“전면전은 피하고 성을 굳게 지키면서 수비에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나 윤관이 이를 받아 들이지 않자 척준경은 결사전에 지원하는 용사 수십 명을 뽑아 성밖으로 나갔다.

고려군이 성문을 열고 나오자 여진군도 결사대를 뽑아 출동시켰다. 양쪽 결사대끼리 혈투가 벌어졌다. 혈투 끝에 여진군 19명이 전사했다.

이 때문에 여진군의 사기가 떨어졌고 결사대를 이끌고 있는 장수 야율라는 겁을 먹고 부하들에게 퇴각을 명령했고 여진군의 결사대는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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