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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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5.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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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회

호랑이 소동으로 인해 세상이 소란스러웠으나 관가에서도, 군대의 포수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다.

수원도호부의 사또는 혹시 민간인 중에서라도 용맹한 장수가 나설까해서 상(賞)을 걸고 사방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방(榜)을 붙였다.

- 관원이든지 민간인이든지 수하를 막론하고 인축(人畜)에게 막심한 해를 입히고 있는 수원 부근의 호랑이를 잡아 바치는 자에게는 후한 상(賞)을 주고 수원관아의 서리(胥吏)로 등용한다. 인명을 구하고자 하는 뜻 있는 용사는 속히 나서라 -

그러나 방(榜)을 붙인지 며칠이 지나도 아무도 나서는 용사가 없었으며, 그런 상이 탐이 나서라도 빨리 어떤 장사가 나와 주기만을 사또는 기다렸다.

“돈도 좋고 벼슬도 탐나지만, 그보다는 제 목숨이 아까운 모양이구만”

호랑이 앞에서는 상(賞)도 필요 없다는 것이 백성들의 여론이었다.

이 때 수원읍 근처에 최종서(崔鐘瑞)라는 가난한 선비가 있었다. 그의 나이는 사십이 가까웠으나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글공부를 열심히 했다.

과거(科擧)를 볼 생각도 있었고 실력에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고지식하고 주변(籌辨)이 없어서 젊은 시절에 기회를 놓치고 이제는 낙(樂)으로 책을 읽으면서 아들 송빈이나 공부를 잘 시켜 자기가 이루지 못한 과거급제를 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호랑이 때문에 제 고장 사람들이 잡아 먹히고, 주야로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고 의협심이 생겼다.

(내가 글공부를 하는 것은 벼슬을 하거나 재야(在野)의 선비가 되어 백성을 구제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려는 목적이 있지 않은가! 의로운 일을 보고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자기 일신의 안일만을 추구해서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유명한 장군들도 감히 해낼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호랑이를 내가 잡아서 백성을 구제해야겠다)

그런 결심을 한 최종서(崔鐘瑞)는 먼저 아내에게 상의했다.

남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순종하던 아내도 깜짝 놀라서 남편의 그런 무모한 생각을 만류하려고 했다.

“여보, 당신이 항상 나더러 농사 지어서 밥먼 먹으면 족하니 바가지 긁지 말래서 나도 이젠 송빈이 크는 것만 낙으로 삼고 다른 욕심은 다 버렸는데 당신이 도리어 실성한 모양이니 웬 말이오?”

아내는 남편을 원망하기부터 했다. 남편이 호랑이를 잡겠다는 이유가 상금을 타고 시골 관천의 아전 감투라도 쓰려는 값싼 공명심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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