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멸망시키는 육사(六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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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멸망시키는 육사(六邪)
  • 권우상
  • 승인 2019.05.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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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옛부터 나라에 이로운 신하 여섯을 육정(六正)이라고 한다. 즉 인격이 뛰어난 성신(聖臣), 어진 신하(良臣), 나라와 임금을 위하여 충절을 다하는 충신(忠臣), 지혜로운 지신(智臣), 일체의 녹봉을 사양하고 법을 지켜 봉사하고자 하는 정신(貞臣), 그리고 강직한 직신(直臣)을 말한다. 반면 나라에 해로운 여섯 부류의 신하를 육사(六邪)라 한다. 부정한 마음을 품은 사신(邪臣), 몸보신만 하는 구신(具臣), 아첨하는 유신(諛信), 간사한 간신(奸臣), 남을 헐뜯어 없는 죄를 꾸며서 고해바치는 참신(讒臣), 반역하고 불충하는 적신(賊臣)이 그들이다. 한발 더 나아가 협객(俠客)은 남의 어려움이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제 몸을 희생하는 의협심 있는 사람을 말한다. 고대 하(夏)나라는 말희 때문에 망했고, 은(殷)나라는 달기 때문에 망했고, 주(周)나라는 포사 때문에 망했다. 무릇 간신은 미녀를 앞 세워 왕의 눈을 흐리게 해서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고, 충신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임금의 어두어진 눈을 밝히고자 한다. 오자서는 간곡히 말한다. “월나라 여자 서시(西施)를 받아 들이지 마십시오”. 그러나 오왕(吳王) 부차는 오자서의 말을 귀찮다는 듯 물리치고 서시를 받아 들여 열락의 세월을 만끽하자 오나라는 멸망했다. 주왕(紂王)은 매우 포악했다. 주왕의 숙부 비간(比干)이 목숨을 걸고 충간하자, 달기는 주왕에게 "저 사람을 성인(聖人)이라 하는데 성인의 심장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있답니다.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저 늙은이의 배를 갈라 심장에 일곱 개의 구멍이 있는지, 정말 성인인지 살펴 보아라!“ 주왕은 숙부인 비간(比干)을 죽이자 주나라는 멸망했다. 유방이 세운 후한의 왕 광무제(光武帝)는 독서를 즐겼으며, 경서를 중시하였다. 그는 왕위에 오르자 조서를 내려 승상, 어사대부, 열후, 군수, 제후국의 승상들에게 학식이 있는 선비들과 바른 말로 직간하는 선비를 천거할 것을 명하자, 동중서(董仲舒), 공손홍(公遜弘) 엄조(嚴助) 등 백여명의 이름 있는 유생들이 각지에서 선발되었다. 광무제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조정에 불러 나라를 다스릴 계책을 물어 서술토록 하였는데, 동중서의 글이 뛰어났다. 「봄은 하늘이 만물을 생육하는 계절이오며, 인(仁)은 황제께서 백성들을 사랑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입니다. 여름 하늘이 만물을 키우는 계절이며, 덕(德)은 황제께서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것입니다. 서리는 만물을 죽이기 위하여 내리는 것이며, 형벌은 황제께서 나쁜 백성을 징벌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자는 「춘추」를 편찬하시어 위로는 천도를 밝히고, 아래로는 인간의 정리에 의하여 나라의 행사에 빚어졌던 과실, 그리고 재앙과 변고를 기재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인간의 소행이 하늘과 땅에 통해 있는 것으로 서로 감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천하는 같은 천하인데 옛나라는 잘 다스려져 태평성대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그때만 훨씬 못합니다. 지금은 어찌하여 도(道)에 이그러지는 일이 이다지도 많고 도(道)가 이리도 쇠미진 것은 옛날에 비해 도(道)를 잃었기 때문이며, 하늘이 낸 의리를 어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제를 보필하는 신하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고, 열심히 학문을 닦아야 견문이 넓어집니다. 인군(人君)이 마음을 바르게 해야 조정이 바르게 되고, 조정이 바르게 돼야 백관이 바르게 되고, 백관이 바르게 돼야 만민이 바르게 되고, 만민이 바르게 돼야 천하 사방도 바르게 되고 사방이 바르게 돼야 가까우나 머나 바르지 않은 것이 없으며, 또 어디서나 사악한 가풍이 없게 됩니다. 그래야 음양이 조화를 이루고 풍우가 때를 맞게 됩니다. 모든 복을 주는 만물을 이르게 하는 길상(吉祥)이 이르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왕도(王道), 덕치도(德治道) 모두 이루어집니다. 위에 있는 임금이 덕(德)을 하늘에 합해야 밑에 있는 백성들도 임금에 화합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화(和)하면 기(氣)가 화하고 기가 화하면 형상도 화하여 만물이 다 번창하게 됩니다. 형상이 화하면 말소리가 화하고, 또 말소리가 화하면 천지가 화하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정치를 한 탓에 광무제 이후 명제, 장제의 50년 동안은 후한(後漢)의 전성기였다. 예나 지금이나 육사(六邪)는 군주의 눈을 가려 국가를 멸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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