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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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5.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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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회

“내가 실성을 하다니? 무슨 말을 그리 하시오”

“딴소리 말아요. 당신이 그런 상금은 안 타도 좋고 시골 나으리 안되도 좋아요. 아무리 가난해도 내가 언제 당신 공부하는데 부족하게 했어요?”

“허허. 당신까지 내 마음을 이리도 몰라 주오. 내가 호랑이를 잡겠다는 것은 결코 상금 따위를 바라는 불순한 이유에서가 아니오.....

.......도대체 선비로서 글을 배우는 목적이 뭐요. 남의 불행을 돕고 세상을 위하려는 데 있지 않소. 내 고장 사람을 함부로 잡아먹는 잔악한 호랑이를 그대로 보기만 하고 나 혼자만 편히 글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거짓공부가 아니고 뭐요”

“당신이 상금 욕심에서 그런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호랑이 밥이 될 줄 뻔히 아는 일을 왜 해요. 그런 것도 실성한 마음이 아니고 뭐예요”

“정의를 위한 지극한 마음만 있으면 내가 쏜 화살은 호랑이가 아니라 바위라도 뚫을 테니 걱정말아요”

“나라에서 이름난 포수들도 다 실패하고 죽기까지 했는데 활 한번 칼 한 번 잡아보지 않은 당신같은 글만 읽는 선비가 무슨 수로 동물중의 왕인 호랑이를 잡아요”

“정신일도(精神一到)면 하사불성(何事不成)이라 했는데 나의 비장한 결의가 그까짓 산짐승 한 마리쯤 처치 못하겠소”

“딱한 소리 그만 해요”

“딱한 소린 당신이 하고 있지 않소”

남편 최종서는 끝까지 호언장담했다.

그만한 의기가 없이는 무서운 호랑이를 잡겠다는 생각을 못했겠지만, 힘도 장사가 아니고 무기 하나 쓸 줄 모르는 그로서는 무모한 말장난이었다.

“사람과의 일도 마음대로 안되는데 그래 호랑이가 날 잡아 주십쇼 하고 당신 앞에 엎드려 주기라도 할 것 같아요? 당신 객기는 진정한 용기가 아니라는 성현의 말씀을 잊었어요?”

“객기라니? 의분과 자신에서 하려는 나의 참다운 용기요”

그래도 남편은 소매를 잡고 늘어지는 아내를 뿌리치고 수원읍으로 달려가서 도호부사에게 면회를 요청했다.

“저는 우리 지방의 극심한 호환(虎患)을 없애고자 하는 결의를 가지고 사또님의 허락을 받으려고 이렇게 왔습니다”

“참으로 장한 일이오. 허락은 무슨 허락이오. 당신 같은 분을 바라고 있었던 참인데.... 그런데 성명이나 알아 둡시다”

“저는 수원읍 밖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좋아하는 글을 읽고 있는 최종서라고 합니다”

“ 최종서라...”

도호부사로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성명이었다.

“그런가요, 내가 부덕한 데다가 공사에 분주한 관계로 관내의 선비들을 일일이 찾아뵙지 못해서 미안하오. 아무튼 지금 이처럼 반가운 소식을 들으니 고맙소”

그는 조정에까지 포수를 파견한 자기 관내의 큰 사건인데다가 문제의 호랑이를 잡지 못해서 전전긍긍하던 참이라, 이런 지원자가 나타난 것이 무척 반가웠던 것이다.

사또가 전전긍긍한 이유가 자기 몸이 호랑이 밥이 될까 겁내는 것이 아니라 무능함을 이유로 파면당할까 겁이 났던 것이다.

이 초면의 선비가 실패하더라도 자기에겐 책임이 없고, 그러다가 흑 성공이라도 하면 자기의 공로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제가 온 것은 그런 말씀을 들으려고 온 것이 아니고 글만 읽고 땅만 파던 위인인지라 호랑이를 잡을 무기를 빌려 주십사 해서 온 것입니다”

사또는 최종서(崔鐘瑞)의 말이 더욱 믿음직해서 주안상을 잘 차려서 대접한 후 최종서가 원하는 좋은 무기를 빌려 주었다.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서 군졸 세 명을 붙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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