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상태바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7.12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1.

이 때 마침 주인 노파가 집으로 돌아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침쟁이는 하도 이상한 사건이라 사실대로 말해도 아무도 믿지 않고 자기가 죄인이라고 의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응급결에 급히 숨은 곳이 퇴비더미 속이었다.

그리고 빠져나갈 틈을 엿보고 있었지만 이제까지 집 안에 사람이 들끓어서 꼼짝을 못했다는 것이었다.

침쟁이의 말을 다 듣고난 최충헌(崔忠獻)은 대단히 난처했다. 그 말을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하자니 그렇게 단정할 증거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 말을 곧이 듣자니 그것 역시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

마을 사람이나 주인 노파는 아까 최충헌이가 추측해서 한 말을 믿었지, 침쟁이의 말을 믿지는 않았다.

“그놈이 죄를 짓고도 죽기가 싫으니까 맹랑한 소리를 다 하는군!”

“대감 나으리! 어서 그 놈을 관가로 끌어다가 엄한 벌을 내리도록 하십시오”

하고 수하 장졸 하나가 말했다.

최충헌은 경솔하게 자기 추측을 말한 것을 뉘우쳤다. 백성들은 자기 말을 하느님처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말이 잘못되었다고 하면 자기 위신이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

그러나 침쟁이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할 아무런 근거도 없었다. 침쟁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기는 억울한 백성 하나를 죽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자기 체면을 생각해서 백성을 죽인다는 것은 큰 죄악이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최충헌의 눈에 신기한 것이 보였다. 두 동강이 난 고양이의 뱃속에서 뱀의 꼬리가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것으로 네 말 중에 하나는 들어 맞았다. 고양이가 뱀을 먹은 것은 틀림없단 말이야.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양이가 주인 목덜미를 물어 뜯었다는 점인데 그것은 무엇으로 증명한단 말이냐?”

“그건 고양이의 입을 열어 보십시오. 입속에 살점이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살기 위해서 필사적이 나선 침쟁이의 말이었다. 최충헌은 장졸을 시켜 고양이의 입을 열어 보라고 했다. 고양이 입에는 쭈굴쭈글 주름이 잡힌 사람의 살점이 들어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