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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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말자
  • 권우상
  • 승인 2019.12.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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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일에는 항상 시시비비(是是非非)가 있고, 좋고 나쁜 것이 있으며, 어떤 일은 당연하지 않는 것도 있다. 당연하지 않는 것은 거부하고 원망하며, 거북해 하기도 하고 마음도 불편하다. 우리가 하는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는 괜찮지만 만약 일이 잘 되지 않아 곤경에 부딪쳐서 당연하지 않는 것이라도 당연한 듯이 대할 수 있다면 곤경에 부딪쳐도 순순히 운명으로 받아 들이는 마음 자세가 되어 기쁨과 즐거움이 있게 된다. 자연계에서도 부드러운 바람이 만물을 생육하고 번창하게 하지만 눈과 서리도 심지어 비바람도 만물을 성숙하게 한다. 우리 인간의 삶에 있어서 부모님의 엄격한 훈육이 당연한 것은 자녀가 장래에 큰 재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열심히 공부를 하라고 지시하는 게 당연한 것은 선생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을 위해, 학생이 공부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급우들끼리 경쟁하는 게 당연한 것은 경쟁하는 가운데 발전이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 스피드 빙상 선수가 혼자 뛰지 않고 두 사람을 경쟁시키는 것도 그와 같기 때문이다. 사람은 수시로 고개를 숙여 스스로 성찰하여야 덕목을 쌓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할 뿐 다른 사람의 일에는 관심이 적으며, 자신을 국가와 사회 위에 세워 놓기 때문에 폐단이 많이 생긴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약간의 좌절에 부딪쳐도 먼저 자신을 돌아 보려고 하지 않고, 남을 원망하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타고난 사주명운에서 운명이 좋으면 일이 잘 풀려 나가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하지만 그것도 모르고 언제나 근심 걱정과 괴로움의 번뇌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안따까울 뿐이다. 육조 혜능 스님께서는 「운명이 좋고 마음씨도 좋으면 부귀영화를 일찍 이루고 마음은 좋으나 운명이 좋지 않으면 일생 먹고 살기는 어려울 것이고, 마음과 운명이 다 좋지 않으면 늙어서까지 궁색하다」고 하셨다. 세상 인심과 인정의 각박함이 당연한 것은 서로가 인정 있고 의리 있는 인생을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대의 엄격한 훈련이 당연한 것은 전쟁터에서는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적과 싸워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가 부모에게 공부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은 부모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모든 당연하지 않는 것들은 다 당연하게 바라 볼 수 있다면 마음이 편안하고, 남을 원망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봄날에 꽃이 피는 것이 당연하고, 여름이 무더운 것은 당연하고, 나뭇잎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이 쓸쓸한 것도 당연하고, 추운 겨울의 적막함도 당연한 것이다. 나보다 잘 사는 부유한 사람을 보면 시샘이 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남들이 빨리 출세하는 것도 그 사람의 덕복(德福), 인연 때문에 당연히 잘 풀리는 것이다. 옆집이 평안하고 화목한 것도 그 집안의 교육 수준이나 수양이 좋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당연한 것이다. 이웃집 영훈이 아빠는 승진을 하고, 월급을 많이 받아 돈을 잘 버는 것도 그 사람이 타고난 명운과 사회 분위기(조건)가 좋기 때문이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뼈빠지게 고생한다고 생각하면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높은 산이 있으면 낮은 산이 있고, 평지가 있으면 언덕이 있듯이 세상에는 모든 것이 높고, 낮음이 있으며, 귀하고 천함이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잘 살고 못사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해 보면 멸시를 받는 것이 당연하고 돈이 없어 남들에게 억눌리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이처럼 당연한 가운데 공덕과 성취가 있게 되는 것이다. 「불광채근담(佛光菜根談)」에 「인간 세계에서 어우러져 살면서 고난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오로지 편한대로 인연을 따라가야 통로를 찾아 나갈 수 있다. 사바세계에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단지 행해야 할 것을 행할 때 이바지 하는 것이 있게 된다」라고 하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기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당연하지 않는 것」이란 번뇌는 마음에 머물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그것을 단속하고 올바르게 마음을 다스려야 잘 살아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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