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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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12.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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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좌우군이 회군했다는 소식을 들은 우왕(禑王)과 최영은 머무르고 있던 봉주에서 급히 서경으로 돌아와 좌우군을 반란군으로 규정하는 한편, 개경으로 가서 최영으로 하여금 반란군을 진압하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회군하는 속도가 빨라 수습할 길이 없었다.

“고려가 망하는구나”

최영이 탄식을 하며 왕을 모시고 개성 화원(花園)으로 들어가니 이 때 휘하에는 50여 명의 병력 밖에 없었고,. 나머지 병력은 모두 회군에 가담했다.

최영은 개경에서 다시 천여 명의 군사를 모아 반란군을 저지하기 위한 첫 전투가 벌어졌다. 처음에는 역적을 토멸한다는 대의명분의 의기로써 용감히 싸웠으나 중과부적으로 전세는 점점 최영이 불리하게 돌아갔다.

이성계(李成桂)는 지문하사 유만수로 하여금 숭인문, 좌군으로 하여금 선의문을 공격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최영이 이끄는 중군의 역습을 받아 물러났고, 그 뒤에 다시 조민수가 우군을 이끌고 공격을 감행했으나 역시 실패하였다.

그러나 대세는 이미 회군 병력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궁성 병력은 수적으로 불리한 데다가 이성계의 위세에 눌려 전의(戰意)를 상실하고 있었다. 최영 역시 그 같은 대세를 읽고 있었으므로 병사들을 우왕(禑王)이 머물고 있던 화원으로 철수시켰다.

화원(花園) 팔각정 안에는 우왕과 영비(최영의 딸) 및 최영 등 몇 사람만이 남아 최후의 사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화원 밖에서는

“최영 나오너라”

“왕의 총명을 가리고 우리를 죽음의 땅으로 몰아넣으려는 최영은 즉시 나오너라”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최영을 위협하는 이성계의 회군 병력은 곧 화원(花園)을 겹겹이 둘러싸고 항복을 요구하며 화원(花園)의 담을 무너뜨리고 안으로 밀어닥쳤다.

다급해진 최영이 어전에 나아가

“전하! 신이 나가 죽겠습니다. 종묘사직을 잘 보전하소서”

우왕(禑王)은 차마 최영을 내보낼 수가 없었다. 왕은 떨리는 손으로 최영의 손을 잡으며

“나만 남겨두고 도통사가 나가면 사직은 어떻게 하란 말이오”

왕은 울먹이며 차마 최영의 손을 놓지 못했다. 왕비(영비)도 따라 울며

“아버지! 충성을 다할 시각이 다가온 듯하옵니다. 소녀는 전하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할까 하옵니다”

하며 결연히 말할 때 이성계 휘하의 선봉 곽충보(郭忠輔)가 담 안으로 최영을 잡기 위해 뛰어 들어왔다. 그러나 최영을 보자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을 뿐이었다.

최영이 한발 한발 걸어갔으나 아무도 감히 대적하는 자가 없었다. 한참 후에야 이성계가 나서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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