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상태바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2.20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

나이가 50살이 되었을 듯한 여자를 불러 미파공주가 사람 살기 좋은 곳이 어디냐고 묻자 걸손국(乞飡國: 구주)이 좋다고 했다. 걸손국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느냐고 묻자 바다로 가야 하는데 큰 배를 타고 가야한다고 했다. 그곳으로 가는 배가 있느냐고 다시 묻자 지금은 그곳으로 가는 배가 없지만 내년 봄이 되면 장사꾼의 배들이 오니 그때 그곳으로 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미파공주와 효동은 걸손국(구주)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걸손국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여자에게 겨울동안만 지낼 집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묻자 돈을 많이 준다면 좋은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지만 겨울 한 철을 지내기 위해 굳이 집을 살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닷가라서 주인 없는 빈집도 많으니 겨울 동안만 지낼 거라면 그런 집을 고쳐 살면 될테니 저기 언덕 위에 빈집이 있는데 한번 가보라고 했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빈집을 찾아가 보았다. 초가삼간 오두막집이었는데 부엌문을 열어보니 쓰던 그릇들이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 그대로 놓여 있었다. 방문을 열어보니 지금 당장 몸만 들어가도 사는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을 듯했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그 집에서 겨울을 지내기로 하고 효동은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가 아궁이에 불을 피웠다. 오랫동안 불을 때지 않고 냉방으로 방치되어 있은 탓인지 불을 피워도 좀처럼 방이 따뜻하지 않았다. 미파공주와 효동은 아궁이 앞에 앉아 오랜시간 불을 때자 방이 따뜻해졌다. 불을 다 때고 두 사람은 방으로 들어갔다. 아랫목이 따뜻해지자 한참동안 몸을 녹이고 나서 시장을 찾아 나섰다. 시장에는 장사꾼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황금을 팔아 옷과 쌀을 사고 반찬거리를 샀다. 그래도 돈이 남았다.

효동은 당분간 이 임라국에서 자리를 잡고 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미파공주 몰래 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일부는 팔고 일부는 집으로 가져와 땠다. 그래서 미파공주는 효동이 나무장사 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나무를 할 수 없게 되자 다른 일자리를 찾았다. 바닷가였기 때문에 겨울에도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효동도 물고기를 잡을려고 했다. 처음에는 고기잡이 하는 배를 따라가 고기잡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는 배를 빌려 고기잡이를 시작했다. 고기잡이 하는 데에는 거물을 이용했다. 거물을 던져 놓았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 거물을 걷어 올리는 방법이었다. 처음 해보는 고기잡이였지만 생각보다 물고기가 많이 잡혔다. 물고기를 잡아 팔아 땔나무도 사고 채소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미파공주가 눈치를 채고 바다에는 풍랑이 심하니 고기잡이를 하지 말라고 하지 효동은 풍랑이 심한 날에는 고기잡이를 하지 않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앞으로 얼마 안 있으면 아이도 낳아야 하는데 그 전에 부지런히 돈을 모아 놓아야 한다고 하면서 생각보다는 그리 힘도 들지 않고 수입도 제법 짭짤하니 그만 둘 수 없다고 했다. 하기야 그 동안은 패물을 팔아서 살아왔지만 이제는 패물도 없다. 그래서 효동은 열심히 고기를 잡아서 돈을 벌었다. 날마다 효동은 고기잡이를 하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그러다가 점점 먼 바다로 나갔다. 하지만 먼 바다로 나가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