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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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2.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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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겨울이 지나고 2월이 되었다. 추운 날씨도 조금 풀렸다. 미파공주는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출산을 할 예정이었다. 만삭이 된 배는 불러 왔고, 이제는 걷기조차 힘이 들었다. 효동 역시 빨리 출산 비용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찍 바다에 나가 더욱 열심히 고기잡이를 했다. 고기를 잡으면서도 효동은 기저귀도 사야 하고 미역도 사야하고 쌀도 사야하고. 또 미파공주가 좋아하는 음식도 사 먹어야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날은 웬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에 효동이 바다로 나가려 하자 미파공주는 어젯밤 꿈이 뒤숭숭하니 오늘은 바다에 나가지 말고 쉬라고 하자 효동은 조심하면 될 일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효동은 미파공주를 꼬옥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효동은 미피공주를 사랑한다고 했다. 미파공주도 효동을 사랑한다고 했다. 효동은 천년 만년 이렇게 공주와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하자 미파공주는 사람의 목숨은 백년도 살기가 어렵다고 하자 효동은 사람의 목숨은 백년도 살기가 어렵지만 우리가 만일 나라를 세워 그 나라가 천년 만년 후대에 이어 간다면 나와 공주의 영혼이 천년 만년 살아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미파공주가 묻자 효동은 못할 것도 없다고 하면서 자신은 그것이 꿈이라고 하면서 나라를 세우면 반드시 미파공주를 왕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그러자 나라를 세우면 효동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하자 효동은 나라를 세우면 반드시 미파공주를 여왕으로 모실 것이며 미파공주는 탁순국(진해) 거타지왕의 딸이라 왕위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있지만 효동 자신은 왕의 혈통을 이어 받지 못해 왕위에 오를 수 없다고 했다. 그제야 미파공주는 효동이 나라를 세우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미파공주는 효동이 더욱 믿음직스러웠다. 효동이 나라를 세울 꿈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은 남편의 내조자로서 효동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효동은 감격에 못이겨 미파공주를 덮석 부둥껴 안았다. 깊은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진한 감동을 일으키는 말이었다. 효동은 미파공주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혹여 여건이 좋지 않아 나라를 세우겠다는 꿈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공주의 뱃속에 든 아이라도 반드시 나라를 세우도록 할 것이라고 효동은 다짐했다.

미파공주는 점점 불러오는 배를 쓰다듬으며 방금 효동이 한 말을 마음 속에 되새겨 보았다.

“공주님의 뱃속에 든 아이라도 반드시 나라를 세우도록 할 것입니다.”

그렇게 다짐하고 효동은 바다로 나갔다. 오늘따라 풍랑이 간간히 일고 있었다. 바람도 불어 배가 흔들렸다. 그래서 그런지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았다. 아무리 거물을 던져도 좀처럼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효동은 더 많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먼 바다로 나갔다. 조금씩 조금씩 먼 바다를 향해 나가다 보니 벌써 집이 있는 바닷가와는 상당히 멀어졌다. 얼마나 떨어졌는지 가늠하기 조차 힘든 먼 바다에 와서 거물을 던지며 효동은 고기를 잡았다. 그런데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갑자기 태풍으로 돌변하더니 갑자기 배가 심한 파도에 요동을 치기 시작하더니 전복되어 효동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배는 파도에 밀려 저 만큼 멀리 떠밀려 가 버리고 말다. 육지에서만 살아서 헤엄을 칠 줄 몰랐던 효동은 허우적거리며 사람 살려 달라고 외쳤다. 마침 인근을 지나는 배가 있었다. 상단의 배였다. 배를 향하여 소리치며 허우적대다가 결국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태풍이 더욱 거세게 몰아치고 파도가 점점 높아져가고 있었다. 물속에 가라 앉았다가 다시 떠오르기를 반복하던 효동은 필사적으로 사람 살려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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