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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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5.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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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다음날 거우위왕은 양범우에게 왕자의 이름을 어떻게 짓는 것이 좋을까 묻자 법우는 한참 생각하다가 불연(佛緣)이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거우위왕은 왕자의 이름을 연불(巨然弗)이라 정하였다. 불연이란 부처 불(佛)자 인연 연(緣)자 부처와 을 맺었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성씨 거(巨)가 더해지만 거불연(巨佛緣)이라 부처와 크게 인연을 맺었다는 의미가 된다. 거우위왕은 양범우에게 왕을 보필하는 최고의벼슬인 승상(丞相)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궁궐 가까운 곳에 좋은 집도 한 채 마련해 주어 노부부가 편안하게 살도록 해 주었다. 왕후는 왕자를 낳은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궁녀를 시켜 양범우를 자기방으로 불렀다. 왕후는 정비(正妃)인 매씨(梅氏)였다.

“마마! 양승상이옵니다!”

하면서 양범우가 나타나자

“어서 와 앉으시오!”

하며 왕후(梅氏)는 법우를 반갑게 맞았다. 마침 어린 왕자인 불연(佛緣)은 강보에 싸여 아랫목에서 새록새록 잠이 들어 있었다. 왕후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승상께서는 사람의 운명을 잘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대왕께서도 운이 좋은 날에 낚시를 하여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하시더이다.”

“사람의 운명을 잘 본다기 보다는 하늘과 땅의 운기를 조금 알고 있사옵니다.”

“하늘과 땅의 운기라 하였습니까?”

“그렇사옵니다. 하늘에 있는 운기를 천기라 하고 땅에 있는 운기를 지기라 하는데 사람은 천기(天氣)와 지기(地氣)에 따라서 생노병사를 겪게 되옵니다.”

“그런 것이 있기에 내가 아이를 순산하지 못하고 있는데 승상께서 날 순산하도록 해 주었구려...천기와 지기 따라서 생노병사를 겪게 된다고 하니 승상께서는 사람이 살아가는 일을 한 눈에 꿰뚫어 보시겠구려. 아니 그렇습니까?”

“그것은 너무 과분한 말씀이고 조금 알고 있을 뿐이옵니다.”

“앞으로 우리 불연(不練)을 잘 보살펴 주세요. 혹시 우리 불연이가 대왕의 뒤를 이어 다라국의 왕위를 이어갈지 걱정이니 잘 좀 돌봐 주세요.”

“마마의 말씀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우리 불연이가 어떤 운을 타고 났는지 한번 봐 주세요. 왕이 될 운이 있습니까?”

“마마! 왕자가 마땅히 부왕의 뒤를 잇는 법인데 어찌 운이 있느냐고 물으시옵니까? 불연 왕자님 말고 또 왕자님이 있습니까? 부처와 인연을 맺고 왕자로 태어난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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