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상태바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5.11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2.

사로국에서 무슨 까닭으로 이 다라국(多羅國)에 왔느냐고 묻자 여자는

“저의 남편은 사로국에서 벼슬을 지낸 분이었는데 사로국의 왕이 저의 미색에 반해 저를 차지할려고 남편을 파직한 후 죽일려고 하자 남편은 가라국으로 도망을 쳤사옵는데 저도 남편을 찾기 위해 도망을 쳐 온 것이옵니다.”

하고는 자세한 사연을 거우위왕에게 알렸다. 이 여자의 남편은 신라(사로국) 탈해왕 때 궁중에서 벼슬을 지낸 아달(阿達)이라는 사람이었다. 의리가 밝고 그 아내 역시 얼굴이 천하 미색으로 아름답고 행실이 착하여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하였다. 그런데 탈해왕이 이 말을 듣고 어느날 아달을 불렀다. 탈해왕은

“대개 여자들이란 모두 정절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 하지만 사람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재물과 권력으로 유혹을 하면 금방 마음이 변하여 정절을 헌신짝처럼 버리기 마련이다. 아니 그런가?”

하자 아달(阿達)은

“사람의 마음이란 헤아리기가 어려워 대왕의 말씀처럼 그런 여자도 있기는 합니다만 소인의 아내로 말하면 비록 목숨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절대로 정절을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걸 어찌 믿는가?”

“한번 시험해 보소서.”

탈해왕은 이 말에 호기심이 생겨 아달을 집에 돌려 보내지 않고 신하 한 사람을 왕으로 변장시켜 왕의 의복과 가마를 타고 한밤중에 먼저 사람을 시켜 왕의 행차임을 아달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나는 오래 전부터 너의 아름다움을 듣고 너의 남편과 더불어 내기를 하였는데 내가 이겨 너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오늘부터 너는 나의 것이다.”

하고 여자를 부둥껴안고 난행을 할려고 하자 여자는

“대왕께서 농담이 없으신 것으로 아옵고 그렇게 믿겠사옵니다. 대왕께서 먼저 방에 들어가 계시오면 소첩이 목욕을 하옵고 깨끗한 옷을 갈아 입고 나서 모시겠습니다. 하오니 잠시만 아량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하자 탈해왕(脫解王)은

“오냐. 그래 그렇게 하거라.”

하자 여자는 물러 나와 한 계집종을 불렀다.

“마님! 불렀습니까?”

“들어 오느라 ”

여자는 방에 들어온 계집종에게

“너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오늘 밤 너는 대왕을 모시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