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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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5.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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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이번 기회에 대왕을 잘 모시면 너는 내 집에서 종살이를 하지 않고 대궐에 들어가 대왕을 모시는 귀한 몸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팔자를 한번 고쳐 보거라! 좋은 기회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알겠느냐?”

“예. 마님.”

여자는 계집종을 잘 꾸며 침소에 들여 보냈다. 그런데 이 일이 발각되어 탈해왕은 아달의 아내에게 속임을 당한 줄 알고 크게 노하여

“일개 아녀자가 감히 국왕을 속이다니 참으로 괫심하구나!”

하고는 아달을 즉시 잡아 오라고 명령하였다. 잡혀와 형털에 묶인 아달에게 탈해왕은 왕을 기만한 죄로 이 놈에게 중벌을 내려 눈을 빼고 배에 태워 바다에 띄워 보내라고 명령하자 신하들은 아랑의 두 눈을 빼고 조그마한 나룻배에 태워 바다에 띄워 버렸다. 그리고는 그녀를 끌어다가 강제로 난행을 하려고 하자 여자는

“지금 남편을 잃고 혼자 살아가는 일이 막연하온데 대왕의 은총을 받게 되었으니 몸둘바를 모르겠사옵니다. 하온데 지금 월경 중이라 몸이 몹시 더러우니 월경이 끝나는 다음날 목욕을 깨끗히 하고 모시겠사옵니다.”

하고 말하자 탈해왕은 이 말을 믿고 허락하였다. 여자는 그 길로 도망하여 바다에 이르자 배가 없어 건너가지 못하고 한참동안 앉아 있었다. 그러자 말발굽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여자는 뒤를 돌아 보았다. 그러자 말을 탄 신라 군사 수십명이 여자를 잡을려고 달려 오고 있었다. 그러자 여자는 벌떡 일어나 발을 동동 굴리며 다급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천지신명이시여! 살려주시옵소서 천지신명이시여! 살려주시옵소서...”

하고 애타게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자 어디서 한 조각 배가 물결을 헤치고 앞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배 안에는 노(櫓)까지 실려 있었다. 여자는 그 배를 잡아타고 급히 노를 저었다. 여자를 잡으려고 말을 타고 달려온 신라 군사들은 바다에 도착하였지만 배가 없어 그만 여자를 놓치고 말았다. 활을 쏘았지만 이미 거리가 멀어 헛수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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