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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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7.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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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순간 효동은 일모(日侔)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옛날 졸마국(진해)의 거타지왕의 미파공주를 호위하던 무사 효동이며 미파공주와 함께 임라국(대마도)으로 도망친 사실을 고백하고는 자기 진영으로 되돌아와 거우위왕에게 이 말을 전했다, 거우위왕은 화들짝 놀랐다. 졸마국 거타지왕의 딸 미파공주라면 아버지인 거연무왕의 누나이며 자신에게는 고모(姑母)이기 때문이다. 신라의 장수로 출전한 일모(日侔)가 자신의 고모라니 거우위왕은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그제야 거우위왕은 부왕(거연무왕)이 살아있을 때 누나(공주)가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 기억이 문득 뇌리에 떠올랐다. 그 누나(마파공주)가 낳은 아들과 지금 전쟁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자 거우위왕은 마음이 씁쓰레 하였다.

거우위왕(巨優位王)은 효동에게 미파공주의 호위무사였단 사실이 맞느냐고 다시 묻자 효동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일모(日侔 : 히호고)는 지금까지 이소지왕이 생부(生父)로 알고 있었다. 어머니 미파왕후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미파공주가 살아 있다는 사실과 일모(日侔: 히호고)의 출생이 알려지가 다라국 거우위왕은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같은 혈족끼리 싸우는 꼴이 되기 때문이었다. 장군 효동(孝童) 역시 자신의 아들(日侔)과 대적해서 싸운다는 것이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일모(日侔 : 히호고)는 자기 진영으로 되돌아간 효동을 겨냥하여 다라국 영채를 향해 소리쳤다.

“싸우다가 돌아가다니 장군답지 않는구나! 다른 장수라도 나와서 나와 무예를 겨누어 보자. 누구든 어서 나오너라!”

연추가 나가서 싸우겠다는 말을 거부하고 효동은 다시 말을 몰아 일모(日侔) 앞으로 나갔다.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자신의 아들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비통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싸워야 했다. 다라국의 운명이 이 전쟁에서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신라의 탈해왕은 일모(日侔)와 적국(다라국)의 장수 효동이 부자지간이란 말을 들었지만 별다른 생각없이 급기야 공격을 명령했다. 지금 탈해왕에게는 일모(日侔)의 생부가 누구나 하는 것 보다 다라국과의 전쟁에서 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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