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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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7.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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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다라군의 사상자가 점점 늘어나 더 이상 싸울 군사가 없었다. 일모(日侔)를 상대로 싸우던 효동(孝童)은 일부러 위기에 몰리는 척 하면서 갑자기 말 머리를 돌려 달아 날려고 했다. 순간 말(馬)의 발이 죽은 병사의 시체에 걸리면서 말이 쓰러지자 효동은 땅에 떨어졌고, 곧바로 신라군에게 생포되었다. 서빈(徐彬), 우래(雨來), 거성(巨星)도 신라군과 싸우다가 전사했다.

많은 희생자를 낸 다라군(多羅軍)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후진에 있던 신라군 기마대가 합세하면서 대대적인 공격을 받은 다라군은 탈해왕과 일모(日侔)가 이끌고 있는 신라의 선봉군과 싸웠으나 대패하고, 다라국 거우위왕을 비롯하여 효동과 초엽, 소사명, 연추, 감해랑은 죽고 다른 장수 몇 명만 겨우 살아서 도망쳤다. 신라군과 싸우다가 대패하여 대궐로 돌아온 거우위왕은 조정 신하들과 모인 자리에서 다라국은 신라군에게 패하여 더 이상 나라를 보존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면서 다라국 영토를 신라에게 바치고자 하니 다른 의견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했지만 신하들 누구도 항의하거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싸울 군사도 없거니와 더 이상 싸워도 승산이 없기 때문이었다. 다라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일모(日侔 : 히호고)는 효동에게 들은 말을 그대로 어머니 미파왕후에게 전했다. 그러자 미파왕후는 화들짝 놀랐다. 효동(孝童)이 살아서 다라국의 장수가 되어 전쟁에 참가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두번 다시 만나지 못할 줄 알고 가슴속에서만 담고 살아왔던 사랑하는 효동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니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라국 거우위왕이 자신의 동생인 거연무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자 가슴이 뿌듯했다. 그제야 미파왕후(美巴왕후)는 자신이 탁순국(진해)에서 걸손국(구주)으로 간 사연을 일모(日侔 : 히호고)에게 자세히 고백하면서 일모(日侔 : 히호고)의 생부(生父)는 효동이라는 사실을 실토했다. 어머니(미파왕후)의 말을 듣고 난 일모(日侔)는 그제야 다라국(多羅國) 거우위왕이 자신의 외삼촌 아들이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일모(日侔)는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효동(孝童)을 미파왕후에게 데리고 갔다. 미파왕후 앞에 나타난 효동은 화들짝 놀랐다. 지난날 자신이 사랑하던 바로 그 미파공주였기 때문이다. 미파왕후도 효동을 보자 화들짝 놀랐다. 두 사람은 부둥껴 안고 꺼이꺼이 울었다.

효동이 자신의 아버지란 사실을 안 일모(日侔)는 효동에게 엎드려 큰 절을 두 번 올렸다. 비록 전쟁에서 포로가 되었지만 지난날 자신이 사랑하던 미파공주를 만나게 되자 효동은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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