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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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1.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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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갑작스런 모훈이의 말에 모훈이 어머니는 약간 당황스런 빛이 얼굴에 보였습니다.

“거기가 어디라고 인숙일 데리고 가니.”

“엄마! 인숙인 이제 우리 식구와 같자나요. 그런데 안 데리고 가다니요. 인숙인 벌써 아버지가 거기에 계시는 걸 알고 있어요.”

“뭐라고?”

모훈이 어머니의 얼굴이 약간 당황스럽게 보였습니다.

“아빠가 구치소에 있는 걸 알고 있단 말예요?”

“네가 말했니?”

“아니요. 영철이가 말했어요”

“영철이가 왜?”

“나하고 싸우면서...”

순간 내 머리에는 내가 모훈이의 생일에 초대 받고 갔다가 모훈이와 밖으로 나오는 날 아파트 부근 길에서 영철이를 만나 싸우면서 영철이가 모훈이에게

‘네 아버지 왜 감방에 간 지 내가 모를 줄 알구. 네 아버지는 경찰관을 죽인 살인자야.’

하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나는 모훈이와 모훈이 어머니가 내일 어디에 갈려고 하는지 얼른 알아 차렸습니다. 두 분이 구치소에 면회를 갈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 혹시 구치소에 면회를 갈려고 하시는 게 아니예요?”

하고 내가 묻자 모훈이 어머니는

“네가 모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있었구나.”

하면서 조금 난처한 표정이었습니다. 내가 그 일을 알고 있다고 해도 구치소 면회에는 같이 갈 수 없다고 하시면서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내일 하루는 피아노를 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렇게 하기로 하고 함께 모훈이 집을 나와 나는 우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그날 밤, 어머니가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자 모훈이 어머니가 나를 자기 집에 양녀로 들어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어머니에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처음에는 조금 섭섭한 눈치를 보이다가 내가 좋으면 그렇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승낙이 떨어지자 나는 이제 모훈이 가족이 되어 모훈이는 내 오빠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하늘 나라에 간 인철이 오빠가 다시 살아온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내가 모훈이 집에 양녀로 가기 위해 모훈이 어머니와 만나 거기에 따른 모든 법률적인 절차를 마치겠다고 하였습니다.

나와 둘이 서로 의지해서 살다가 내가 없으면 어머니는 혼자 사시느라 외롭고 쓸쓸하겠지만 모훈이 어머니는 우리 어머니가 마음씨 착한 아저씨를 만나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도록 해 주겠다고 했으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모훈이 아버지와 친한 친구 중에 좋은 아저씨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아저씨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몇 년전에 부인을 잃고 혼자 살고 있는데 모훈이 아버지와 친한 사이라고 하였습니다. 모훈이 어머니가 구치소에 면회를 간 것도 어쩌면 그 일 때문에 간 것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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