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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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2.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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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속은 메스꺼워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양어머니는 못먹어도 죽는다고 하시면서 억지로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하더라도 내가 살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 말이 너무 고마워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모훈이 오빠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병실로 달려와 밤새도록 내 옆에서 눈물 겹도록 나를 지켜주었습니다.

“모란아! 죽어선 안돼. 꼭 살아야 해. 죽지 않도록 하나님에게 기도하고 있어. 꼭 살아야 해.. 힘을 내 모란아!”

스마트 보청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모훈이 오빠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오빠였습니다. 양어머니에게 전화를 받고 달려 온 친어머니는 내 손을 잡고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억지로라도 먹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모래처럼 껄꺼러운 음식을 입에 무조건 쑤셔 넣고는 삼켰습니다. 아무 맛도 느낄 수 없고 씹는 것조차 무척 고통스러웠다.

나는 하나님에게 기도했습니다. 내가 살아서 양부모님과 모훈이 오빠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도록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양부모님은 나에게 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양부모님도 나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나는 밥 한 공기를 다 먹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항암치료이가 끝나자 이번에는 방사선 치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려 설흔 일곱 번에 걸쳐 방사선 치료를 하였습니다. 인내심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나에게 있어 통증은 가장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막상 암에 걸려보니 암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통증이 무서운 것임을 알았습니다. 나에게 통증이 시작되면 육체적으로 고통스럽게 만들뿐더라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어 판단력까지 흐리게 하였습니다.

암은 삶의 질도 크게 저하시켜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복부 통증이 심한 나는 통증 해소가 시급하지만 전이를 방지하는 방법과 병행해서 실시했습니다. 심한 나의 통증을 보다 못한 양아버지는 통증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 커피관장을 시켜주었습니다. 또한 피마자 기름 찜질도 시켜주었습니다. 암 세포는 24시간 쉬지 않고 증식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잠을 자는 시간에는 암은 더욱 활개를 치듯 통증이 심하여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자는 시간에도 암과 싸우도록 하기 위해 양아버지는 마늘을 복용하라고 하였습니다. 마늘 속에 유기 게르마늄이 통증 제거에 효과가 있고 전이도 방지한다고 하였습니다. 속이 메스꺼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지만 양부모님의 정성을 생각하여 억지로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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