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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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3.1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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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그 학생은 담배를 다 피우다 말고 담배꽁초를 발로 부벼껐습니다.

“저 혹시 박태성이란 2학년 3반 학생을 압니까?”

“알지. 그런데 그건 왜 물어?”

“그 학생이 매달 주기로 한 돈 말입니다. 오만원씩.,,..”

그러자 갑자기 그 학생은 소리를 버럭지르며

“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누가 그 따우 소릴 해. 이 새끼!”

하면서 모훈이 오빠의 멱살을 잡았습니다. 모훈이 오빠는 멱살을 뿌리치며

“선배님. 내 말을 잘 들어요. 그 학생은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여 생활이 어렵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학생이 내야 할 돈을 내가 대신 낼려고 한 것입니다.”

“그래...”

하면서 조금전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그렇게 해 주지. 난 또 뭐라고..”

"나한테 약점이라도 잡힐까봐 겁이라도 났어요?.”

“짜아식 겁이라니..”

“겁이 아니면 조금전 그 학생이 매달 주기로 한 돈 오만원씩을 내가 준다고 말했을 때 무슨 소릴 하느냐고 하면서 내 멱살을 왜 잡았어요? 사실이면서도...”

“긴 말 하지 말고 돈이나 내고 가”

“그럼 이제부터 내가 돈을 줄테니 박태성은 괴롭히지 말아 줘요.”

“네가 대신 돈을 준다면 뭐 그렇게 하지.”

“그럼 돈을 건넬 때는 언제 어디서 만나면 되나요?”

“매달 첫째 월요일 학교 점심시간에 바로 이 장소에 와. 내가 있을 테니까.. 그 대신 말이야.. 혹시 짜바리(경찰관)에게 신고를 하면 재미없게 될 거야 알겠냐?”

“그런 일을 없을 거예요. 내가 담배를 피우는 걸 봐요. 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것도 걸리자나요”

“그건 그렇지.. 그래서 나도 여기 와서 몰래 담밸 피운다.”

“그럼 다음에 이 장소에서 만나요. 돈 줄게요.”

“좋아 그래”

약속한 모훈이 오빠는 그 후에도 매달 월요일 학교 점심시간에 그 학생을 만나 5만원권 지페 한 장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을 자주 만나면서 이름이 윤기석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모훈이 오빠는 3개월 동안 윤기석을 만나 매달 돈을 건네면서 박태성을 폭행한 3명의 학생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폭력조직인 일진회에 가담해 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 해 여름 방학 때였습니다. 박태성은 병원에서 퇴원했고, 박태성에 대한 폭행사건은 모훈이 오빠가 입을 다물고 있는 바람에 가해 학생이 누군지 몰라 박태성의 아버지에게 고발되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박태성 아버지는 아들이 더 이상 돈을 빼앗기지 않고 폭행을 당하지 않자 그대로 덮어 두었습니다. 물론 박태성은 아버지에게 모훈이 오빠가 자기 대신 매달 돈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건 박태성이가 모훈이 오빠와 그렇게 하기로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 윤기석에게 돈을 빼앗기는 학생은 갈수록 하나 둘 늘어만 갔습니다. 그러나 피해 학생은 부모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 숨기면서 무척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모훈이 오빠는 윤기석과 자주 만나 조금씩 친해지고 있었습니다. 윤기석은 모훈이 오빠를 일진회에 끌어 들일려고 했습니다. 모훈이 오빠는 돈을 주면서까지 윤기석을 개인적으로 친할려고 노력한 것은 윤기석의 집을 알아내고 부모가 누군지 또 가정형편은 어떤지 윤기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이런 모훈이 오빠의 생각을 윤기석은 알 리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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