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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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4.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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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말해 봐 그 애들 어찌됐냐?”

“내 말 거절하고 계속 학교폭력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갔어. 피해 학생 아버지가 경찰에 고소를 했어.”

“결국 그렇게 됐구나. 안됐다. 내가 관심을 가져야 했었는데.”

“내가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안돼.. 내가 설득할수록 나를 기피하면서 더 멀리 하더구나. 너처럼 감동으로 돌아서게 해야 하는데 나에겐 그런 능력이 없었다. 모훈아 미안하다. 그 애들을 어둠의 세상에서 돌려 놓지 못해서..”

“너라도 돌아 왔으니 다행이다. 이제 넌 학교폭력이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알았지?

“모훈이 너 아니면 나도 짜바리(경찰)한테 잡혀 갔을텐네..그걸 생각하면 네가 정말 고맙다.”

“그래 생각해 줘서 고맙다. 이제 난 너를 믿어. 두 번 다시 그런 나쁜 길로 가지 않기를 말이야. 내가 널 믿지 못한다면 내가 지금 너와 이렇게 나란히 산책을 하고 있겠냐.. 짜아식..”

모훈이 오빠는 윤기석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발걸음을 멈추어 서로 부둥껴 안았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모훈이 오빠는 말했습니다.

“네 아버지 건강은 좀 어떠시냐?”

“목발을 짚고 다니긴 한데 건강은 괜찮은 편이냐?”

“이제 어머니만 집에 돌아오면 좋겠는데...”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도 내가 어릴 때 자주 다투는 걸 봤어. 서로 성격이 다르고 환경이 다른 가정에서 자라 만난 사람이 백퍼센트 좋을 수는 없는 거야. 서로 부족한 점을 도와 주고 사는 것이 부부가 아니겠냐. 그래 지금도 어머니 소식은 없냐?”

“응”

“가출신고를 했나?”

“그건....”

“왜?”

“동네 사람 알면 창피하다고. 아버지가 신고를 안해.”

“사람을 찾는데 창피하긴.. 그 일에 대해선 내가 한번 노력해 볼게..”

“어떻게?”

“사람 찾는 광고를 내보는 거야?”

“사람 찾는?”

“응. 모든 것은 내 잘못이니 가정을 위해서 돌아와 달라고 네 아버지가 직접 광고를 내는 거야.. 광고비는 우리 아버지한테 얘기해서 우리가 내도록 할게.”

“모훈아! 고맙다. 하지만 광고를 보고 우리 어머니가 돌아올런지..”

“사람은 누구나 한 때의 실수는 있는 법이야. 니 어미니가 광고를 보시면 돌아올 거다. 기대해 봐라”

“고맙다!”

“내가 고마운 사람인지 이젠 알았냐?”

모훈이 오빠가 웃으며 말하자 윤기석은

“입이 열 개라도 너의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하겠구나”

“마음으로 표현하면 돼. 그럼 그리 알고 광고가 나가도록 한다”

윤기석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윤기석과 나와 모훈이 오빠는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날 양아버지는 모훈이 오빠의 말을 듣고 윤기석 어머니를 찾는 광고를 신문과 텔레비전 방송에 냈습니다. 신문과 방송에 사람 찾는 광고가 나간지 십여 일이 지나자 윤기석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윤기석의 가정에는 평온이 찾아 왔습니다. 윤기석 어머니는 그동안 식당에서 일하며 원룸에서 혼자 지냈다고 했습니다. 윤기석은 어머니가 돌아오자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 나왔습니다, 그 날 목사님의 설교가 끝나자 성도들은 찬송가를 불렀고, 나는 피아노를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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