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상태바
[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4.11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80회

선두 그룹이 외곽순환도로에 들어설 때 윤기석은 5위였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지만 무척 힘이 들어 보였지만 윤기석은 지난날 자신이 학교폭력의 주범이었다는 오명을 벗겨내기 위해 반드시 1등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도로변에는 윤기석을 응원하는 학교 친구들이

“윤기석 힘내라. 윤기석 힘내”

하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이때 나와 모훈이 오빠는 윤기석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 광장 부근의 도로변에서 윤기석 선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맨 선두에 달리는 선수가 나타났습니다. 그 뒤를 따라 열심히 뛰어 오는 선수가 보였습니다. 윤기석 선수였습니다. 모훈이 오빠는 소리쳤습니다.

“기석아! 힘내라. 더 빨리 뛰! 시청 광장이 보이지 않느냐. 일등을 해야 돼. 일등을 놓치면 안돼.. 일등만이 대학에 갈 수 있어. 더 힘을 내라.. 더 힘내라.. 이제 시간이 없다...기회는 다시 없다.. 더 힘을 내라..”

나도 소리를 쳤습니다.

“기석이 오빠 힘내요. 우승을 해야 돼요. 앞에 가는 선수를 따라 잡아요. 어서 빨리 따라 잡아요. 시간이 없어요. 꼴인 지점이 눈앞에 있어요.”

그 소리가 들리는지 윤기석은 숨을 가쁘게 훅훅 몰아쉬며 더욱 힘차게 뛰었습니다. 이제 앞서 달리는 선수와의 거리는 불과 10m로 좁아 졌습니다. 나와 모훈이 오빠는 도로변을 따라 뛰면서 옆에서 윤기석 선수에게 힘을 내라고 소리쳤습니다. 윤기석은 오른손으로 V자를 만들어 들어 보이며 더욱 힘차게 뛰었습니다. 일등으로 달리던 선수와의 거리는 이제 2m로 좁혀 졌습니다 나와 모훈이 오빠는 더욱 힘을 내라고 소리쳤습니다.

“좀더 힘을 내.. 시간이 없다. 이제 곧 꼴인 지점이다. 기석아 힘내라! 힘내라”

모훈이 오빠의 말에 윤기석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등 선수와의 거리는 조금씩 좁아지더니 급기야 옆을 스치듯 앞서 가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에서 윤기석을 응원하던 학생들의 와! 하는 함성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그리고 교장 선생님까지 와! 하고 소리쳤습니다.

1초.. 2초.. 3초.. 4초.. 이제 곧 꼴인 지점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거기에는 처음으로 꼴인하는 선수를 맞이하기 한 긴 테이프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 테이프를 내가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 윤기석은 더욱 힘을 내어 뛰었습니다. 드디어 윤기석 선수는 일등으로 두 팔을 들고 가슴으로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모훈이 오빠는 윤기석 선수를 두 팔로 부둥껴 안았습니다.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윤기석에게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내밀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