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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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5.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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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회

공허스님은 목이 마른지 물을 한모금 마시고 나서 다시 설법을 계속했습니다.

“사람이 나라고 할 때 두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내가 나라고 할 때 나는 영원히 존재한다 라는 것을 전제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변해버리면 절대 나라고 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내가 나라고 할 때 나만큼은 나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때 나라고 부릅니다. 통괄하고 주관하고 자기 뜻대로 하는 것을 주재한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춰야 나라고 하는데 과연 육근이 상일성(常日性)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겁니다. 육근(六根)이란 것은 눈(眼), 귀(耳) 코(鼻) 혀(舌) 피부(皮膚). 마음(識)을 말합니다.

........불교에서 육근(六根)이 인식할 수 있는 대상 경계를 이르는 말입니다. 눈·귀·코·혀·몸의 다섯 감각기관과 이를 통솔하는 의근(意根)을 육근이라 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인식대상이 육경(六境)입니다. 즉 눈으로 보는 것은 색경(色境), 귀로 듣는 것은 성경(聲境), 코로 냄새를 맡는 것은 향경(香境), 입으로 맛을 아는 것은 미경(味境), 몸으로 느끼는 것은 촉경(觸境), 마음으로 아는 것은 법경(法境)입니다. 이 육경이 육근과 중층적으로 합해져 인식체계를 설명하는 것이 불교의 12처설(十二處說)입니다.....

..... 육근이 인식의 주체인 인간 존재라면 육경은 인간의 환경과 그를 둘러싼 현상으로, 모든 우주는 이 십이처에서 비롯되어 이 십이처로 들어갑니다. 이 십이처설은 인간이 인식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즉 모든 존재는 인간의 인식을 중심으로 존재한다는 불교의 기본적 세계관을 설명하는 것으로, 불교의 기본 교리인 연기설의 기초를 이룹니다. 이 감각기관과 감각대상 십이처에 육식(六識)을 합한 것이 18계(十八界)입니다......

........여러분 중에 변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그렇지는 않지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끝없이 변합니다. 이렇게 변한다는 것은 상일성(常日性)이 없다는 것이 무상하다는 겁니다. 세 번째, 내 뜻대로 할 수 있는가요?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좋아질 수도 없어요. 내 뜻대로 안 되는 걸 보고 괴롭다고 그래요. 자기 뜻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면 괴롭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겁니다. 살고 싶은 것이 자기 뜻인데 죽어야 하니 괴로운 것이고, 자기 뜻대로 안되니까 늙는 것도 괴로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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