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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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 장편소설] 산사(山寺)에 눈이 내리네
  • 권우상
  • 승인 2018.05.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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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회

“니를 낳은 니 애비 애미도 니가 중질 하는 걸 못말리는데 니 애비도 아닌 내가 우째 니 하는 짓을 말릴끼고... 그라이께 다시 밖에 나갔다가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다시 오너라....여긴 불이문(不二門)이라 한번 들어오면 못나간데이.. 그러니 잘 생각해 보거라.”

“스님! 저는 꼭 중이 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니가 중이 된다꼬 니 애비 애미한테 이바구(이야기) 하고 온거 아니제?”

“말씀은 드렸는데 부모님이 승낙은 않했습니다.”

“그 봐라. 내가 니 애비 애미도 니가 중질 하는 걸 못말린다고 안카더나...나가 보거라! 니는 중이 될라꼬 집을 또낀기라(도망친기라)...아니면 아이라(아니라) 케보거라.(해보거라)..”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스님!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죽어도 중이 되고 싶습니다.”

“지랄하네... 이놈아야 죽으면 그만이지 죽어서 우째 중이 된단 말이고? 자석(자식) 희얀한 소리 다 하네....”

“스님! 허락해 주십시오. 부탁입니다.”

“내가 니 부탁 받고 중질 시키는 줄 아나?”

“스님! 허락해 주십시오.”

하며 비구는 애원을 했습니다. 월파스님은

“니가 중이 되는기 그리도 소원이믄 허락을 하꾸마”

“고맙습니다 스님!”

“고맙다는 말은 부처님께 하거레이.”

“예. 큰스님!”

“이름이 차운석이 맞나?”

“예.”

“이제 차운석은 이 세상에는 없데이... 구름 운(雲)자 새 봉(鳳)자 운봉이다....알았으면 가거라.”

비구(차운석)가 허리를 굽혀 합장을 하고는 퇴장하자 이번에는 월파스님 앞에 비구니(여자)가 들어와 허리를 굽혀 합장하자 월파스님은

“성철스님이 니 애비(아버지)가?”

하자 비구니는 대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애비도 중이고 딸도 중이고 집구석 잘 되겠데이...그래 애비가 집을 버리고 중이 되었는데 니꺼지(너까지) 집을 버리고 와 중이 될라카노?..”

갑작스런 질문에 비구니는 당황한 얼굴빛을 하자 월파스님은

“애비와 딸이 중이 되도 괜찮데이. 어서 마음을 밝히 보거라.”

하자 비구니는

“삼계가 화택인데 집이 있어본들 무엇하겠습니까?”

순간 월파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이 무신(무슨) 소리고? 삼계(三界)가 화택(火宅)이라켔나?"

“예. 큰 스님.”

“삼계가 뭐꼬?”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를 삼계라 합니다. 이 세상 우주전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성철이가 딸 하나는 잘 두었데이.....관상을 보니 니는 중 팔자로 타고 난기라.. 하지만도 중이 되어 딸 노릇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성철이 한테는 필요 없는 자식 아이가....필요 없다카믄 뭐겠노... 글로 쓰면 불필(不必) 아이가... 니는 오늘부터 불필(不必)이데이 성철이 한테는 필요없는 자식이다 그말이데이 알겄제?.”

“예. 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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