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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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 권우상
  • 승인 2018.07.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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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그러하옵니다. 하오나 나으리께서 출궁하시면서 오늘밤 마마에게 불길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마마의 신변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고 잠복해 있었사온데 이놈이 나타나 마마의 방안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 아니옵니까. 복면을 하고 있어 아무래도 마마와 왕자를 해칠려고 온 듯 싶어 한 놈을 먼저 꺼꾸러뜨리고 이놈을 생포하였사옵니다.”

“아니 나와 왕자를 해치다니?”

아이왕후는 저으기 놀라 당황하자 검객(劍客)은

“이놈을 문초해 보면 모든 일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니 심려 거두시옵소서. 소인의 짐작으로는 후비 진씨 쪽에서 마마와 왕자를 해치기 위해서 보낸 자객인듯 싶사옵니다. 더구나 이놈은 벙어리인 듯 싶사온데 벙어리를 자객으로 보낸 이유는 자명하지 않사옵니까. 일단 이놈을 옥에 가두어 놓았다가 일지황 나으리와 폐하께서 환궁하시오면 보고할 것이옵니다.”

아이왕후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오늘따라 아이가 아픈지 칭얼거려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는데 잠을 자지 않는 것이 다행이구려.. 나와 연불왕자(然弗 : 침류왕)를 해칠려고 보낸 자객이라니 이럴수가...”

“사전에 발각되었으니 다행이옵니다. 마마! 심려 놓으십시오.”

“어쨌던 나와 연불왕자를 보호해 주었으니 고맙구려.”

이 사건으로 이튿날 궁궐안에서는 큰 소란이 벌어졌다. 아이왕후와 연불왕자를 죽이기 위해 보낸 자객이 사전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에 진씨세력은 몹시 당황했고, 아이왕후는 자신과 왕자를 죽이기 위해 누군가 보낸 자객 때문에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자객 두 사람 중에 하나는 비수(匕首)에 맞아 지금 치료중이며 수문장에게 생포된 자객은 옥방에 갇혀 심문을 받고 있었지만 말을 못하는 벙어리인 데다가 조정에서는 좀처럼 배후인물을 밝히지 않고 있어 아이왕후는 몹시 애가 탔다. 이런 상황에 내신좌평 진정(眞淨)은 딸인 후비 진희(眞喜)를 은밀히 만나고 있었다. 자객이 체포 되었다는 소식에 불안한 후비 진희(眞喜)는

“아버님 이를 어찌하면 좋습니까? 우리가 보낸 자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폐하께서 크게 진노 하실텐데요.”

“자객이 벙어리인지라 우리가 보냈다는 확증은 잡지 못할 것이옵니다. 우리가 자객을 보냈다는 확증도 없는데 우리에게 죄를 추궁하지는 못할 것이니 심려 놓으세요.”

“자객이 비록 벙어리라고는 하나 글을 쓰서 배후 인물이 우리 쪽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하오리까?”

“그 점을 대비하여 글을 모르는 벙어리로 골랐습니다.”

“호호호...참으로 아버님께서는 현명하십니다. 거기까지 생각하시다니.. 어쨌던 저에게 화가 번지지 않도록 잘 처리하세요.”

“그리 하겠습니다.”

이런 대화가 후비 진희(眞喜)와 내신좌평 진정(眞淨) 사이에서 오고 가는 사이 근구수왕과 일지황이 환도하자 곧바로 근구수왕에게 이 사실이 보고됐다. 근구수왕은 부왕(근초고왕) 때부터 부왕을 보필하며 역술(易術)을 보아왔던 일지황에게 지금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80살이 넘은 고령이지만 그의 역술실력은 대단하여 지금도 근구수왕은 일지황을 늘 곁에 두고 국정에 대해 자문을 얻고 있었다. 대전에서는 근구수왕과 일지황이 마주 앉아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의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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