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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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 권우상
  • 승인 2018.07.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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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폐하! 연불 왕자님을 해칠려고 했다면 분명히 진씨 마마쪽의 소행이 아니겠습사옵니까? 물론 진씨마마께서 직접 개입은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진씨마마 측근 세력들이 진씨마마를 부추겨서 저지른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황공하오나 소인은 그렇게 사료되옵니다.”

일지황의 말에 근구수왕은

“그렇다 해도 무슨 물증이 있어야 죄를 추궁할 것이 아니오? 물증도 없는데 죄를 묻는다는 것은 적절치 못한 일이 아니오. 그래 아직도 자객은 배후 인물이 누군지 토설하지 않았다 말이오?”

“자객이 벙어리인 데다가 글도 몰라 토설을 받아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사옵니다.”

하고 일지황은 말했지만 이 사건은 아이왕후 소생 연불왕자를 죽이기 위해 후비 진씨세력이 보낸 자객이 분명하다고 일지황은 지레 짐작하고 있었다. 근구수왕이 중국대륙 서쪽변방에 나가느라 대궐을 비우자 혹여 아이왕후에게 무슨 변고라도 있을지 몰라 검객을 아이왕후 거처에 은밀히 숨겨 놓은 사람이 바로 일지황이었다.

아이왕후는 평민 출신으로 근구수왕이 백성들의 민심을 살피려고 도성밖 마을에 나갔다가 진상품으로 받았는데 그녀의 미모에 반해 왕후로 맞이한 터이라 조정 신하들 중에서 아이왕후를 도와줄 사람은 오르지 일지황 뿐이었다. 근구수왕이 아이왕후와 혼인할 때부터 조정에서는 이 혼인을 극렬하게 반대 했지만 아이왕후의 미모에 반한 근구수왕은 조정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혼인을 강행하자 진씨세력은 왕위계승을 우려하여 아이왕후와 연불왕자를 살해할 음모를 꾸몄던 것이다.

이런 일을 염두에 둔 일지황은 사건이 일어나기 사흘전 아이왕후의 일진을 보니 매우 흉운이라 근구수왕과 출궁하면서 수하 검객들에게 아이왕후 거처를 은밀히 감시하도록 지시하였다. 만일 그때 검객이 감시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아이왕후와 연불왕자는 살해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일지황은 일진을 봐둔 것이 참으로 다행이구나 싶었다.

며칠동안 두 자객에 대한 문초가 계속되었지만 두 자객이 모두 벙어리인 데다가 글도 몰라 배후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기가 쉽지 않았다. 형틀에 묶어 놓고 채칙을 휘두르며 가흑한 고문을 가하였지만 두 자객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후 두 자객이 죽었다. 내신좌평 진정(眞淨)이 옥리를 매수하여 독약이 든 음식을 먹여 살해한 것이었다. 두 자객의 죽음은 자객이 스스로 혀를 깨물고 자결한 것으로 위장하여 근구수왕에게 보고되자 일지황과 아이왕후는 발끈하고 나섰다. 일지황과 아이왕후는 급히 대전으로 근구수왕을 찾았다. 일지황이 말했다.

“폐하! 마마와 연불 왕자를 죽일려고 한 자객이 스스로 자결을 했다고 하나 이는 거짓이 분명하옵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독살한 것이 분명하옵니다. 배후인물을 밝혀셔야 하옵니다.”

이번에는 아이왕후가 말했다.

“그러하옵니다. 이번 사건은 분명히 배후인물을 밝혀야 하옵니다. 자객이 자결을 했다고 그대로 덮어둔다면 또 다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옵니다.”

“그러니 그 배후인물이 누구란 말이오? 배우 인물을 알아야 죄를 추궁할 것이 아니오? 어디 마음에 집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말해 보시오.”

그러자 아이왕후는 말했다.

“폐하! 소첩이 낳은 왕자가 장차 폐하의 대통을 이어갈 것이 자명하다면 소첩과 왕자를 죽이려 한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지 않사옵니까.”

“그래, 그 사람이 누구란 말이오? 알고 있으면 어서 말해 보시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소첩의 생각으로는 진씨 마마쪽인 듯 싶사옵니다.”

근구수왕은 화들짝 놀라며

“뭐라고 하였소? 후비 진씨쪽에서 저지런 일이라 하였소?”

“확실한 물증은 없사오나 그렇게 짐작이 되옵니다.”

하는 아이왕후의 말에 일지황도

“소신의 생각도 그러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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