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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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 권우상
  • 승인 2018.08.0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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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이렇게 하여 근구수왕은 실질적으로 진씨 측근들의 세력을 약화시켰다. 그런 가운데 근구수왕은 병이 들어 눕게 되었고, 재위 10년이 되는 해(384년) 4월에 용상에서 내려와 생을 마감했다.

근구수왕에 이어 백제 제15대 왕으로 등극한 침류왕은 근구수왕의 장남으로 아이왕후의 소생으로 이름은 연불(然弗)이다. 연불(然弗)은 어릴 때부터 머리가 영특하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연불(然弗)의 나이가 아홉 살이 되었을 때였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연불은 아홉 살 때부터 남다른 장난을 즐겨하여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하루는 그의 아버지(근구수왕)가 백성의 민심을 살피기 위해 도성 밖으로 나가고 어머니(아이왕후)는 궁궐의 넓은 정원에서 소일하고 있었다. 신하들도 제각기 볼 일이 있어 태자방이 비게 되었을 때였다. 연불은 넓고 깨끗한 방에서 혼자 큰 벼룩 한 마리를 발견했다. 연불은 벼룩을 잡으려고 문갑 위에 꽂힌 송곳을 들고 이리저리 쫓아다니면서 함부로 장판을 내리 찍었다. 온 방안을 헤매며 벼룩을 잡으려고 했지만 벼룩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그때 마침 태자를 보필하는 신하가 들어 오다가 그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왕자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대왕께서 돌아오시면 꾸지람을 들을 줄 모르십니까?”

하며 송곳을 빼앗고는 벌집처럼 뚫어 놓은 장판을 보고 자기가 큰 죄를 지은 듯이 벌벌 떨었다. 연불(然弗)은 다시 달려들어 송곳을 뺏아들더니 아랫목 벽에 달라붙은 벼룩을 힘껏 내리쳤다.

“옳지 이놈이 여기 있구나!”

그러나 벼룩은 또 펄쩍 뛰어 달아났다. 신하는 이제는 할 수 없다는 듯이 우두커니 서서 연불이 하는대로 내버려 두었다. 이 구석 저 구석 무릎팍 걸음으로 한참을 쫓아 다니다가 끝내 송곳에 벼룩을 꿰어들고 신하에게 내보였다. 그런데 마침 근구수왕이 환도하여 대궐에 들어오면서 이를 보자 태자를 보필하는 신하는 바깥 툇마루에 넙죽 엎드렸다.

“폐하 황송하옵니다!”

“왜 그러는가?”

“왕자님께서 송곳으로 장판을 송곳으로 찔러 성한 곳이 없사옵니다.”

“왜 그랬는가? ”

근구수왕은 저으기 놀랐다.

“벼룩을 잡느라고 그랬사옵니다.”

“뭐 벼룩?”

“예. 그렇사옵니다.”

“그래. 잡기는 했나?”

“기어코 잡았사옵니다.”

“그럼 됐지 뭘 그래.”

“장판이 하도....”

“그거야 다시 깔면 될게 아닌가! 그래 연불은 어디 갔는가?”

“방에서 글씨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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