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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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실록소설] 일본이 탄생한 건국비화
  • 권우상
  • 승인 2018.10.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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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이런 상황에서 백제 의자왕은 전쟁에서 승리한 도취감에 빠져 점점 오만해져서 음란과 향락에 빠졌고 은솔(恩率) 임자(林字)와 같은 간신(奸臣)들을 가까이 하며 늘 궁녀들과 어울려 음주(飮酒)와 가무(歌舞)로 세월을 보내며 정사(政事)를 등한시 하였다. 더구나 의자왕의 명령에 따라 전국에서 15살에서 17살 사이의 예쁜 처녀들을 선발하여 궁녀(宮女)의 수가 무려 3천 9백여 명으로 대폭 늘어나자 이 궁녀(宮女)들을 먹이고 입히는데 들어가는 한 해의 예산(돈)이 적지 않았다.

그러자 이를 보다 못한 상좌평(上佐平) 부여성충(夫餘成忠)은 의자왕에게 말했다.

“궁녀의 수가 3천9백여 명으로 늘어난 것은 너무 과다한 줄로 아옵니다. 지금은 비록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고구려나 신라가 언제 공격을 해 올지 모르옵니다. 더구나 신이 듣기로는 신라가 당나라에 군사를 요청하기 위해 사신을 자주 당나라에 보내고 있다고 하옵니다. 하여 신은 궁녀의 수를 줄이는 대신 군사의 수를 늘이고 병장기(兵仗器)를 제조하는 것이 사직을 보존하는 길이라고 사료 되옵니다.”

이 말을 들은 의자왕은 부여성충(夫餘成忠)에게 말했다.

“지금 상좌평은 식솔이 몇이오?”

그러자 부여성충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손자 손녀를 합해 열 여덟 명이옵니다.”

“열 여덟 명이라 했소?”

“그렇사옵니다.”

“열 일곱이 많다고 생각하시오 적다고 생각하시오?”

그러자 부여성충은 잠시 말을 못했다. 많다고 해야 할지 적다고 해야 할지 왕이 요구하는 답변이 무엇인지 얼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의자왕은

“왜 말을 하지 않으시오?”

“많다고 생각되지 않사옵니다.”

“많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하였소?”

“그렇사옵니다.”

“많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상좌평의 생각이 아니겠소? 지금 우리 조정 대신들 중에는 평균 식솔이 일곱 여덟명인 신하가 수두룩하오. 한데 상좌평은 그런 신하보다 열 명이나 많은 식솔을 거느리고도 많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처럼 그것은 사람마다 그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고 또한 삶의 방법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겠소?”

“ .?.. .”

“지금 우리 백제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요. 그것은 지금까지 신라와의 전쟁에서 잘 보여 주었소. 중국대륙에서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도 고구려는 우리 백제 보다 땅이 넓고 군사력도 막강한 나라요. 그것은 당나라가 3만의 군사로서도 고구려를 이기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사실에서도 잘 말해 주고 있소. 그런 고구려와 동맹을 맺고 있는 백제가 아니요. 고구려가 우리 백제와 동맹을 맺은 것은 고구려가 우리 백제를 막강한 군대를 가진 나라라고 보기 때문이오.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의 궁궐에 식솔이 3천 9백 명쯤 있다고 해서 뭐가 그리 해롭소? 집에 식솔이 많다는 것은 그 집안에 자손이 번창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궁궐에 식솔이 많다는 것은 그 나라가 힘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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