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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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8.12.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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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제2장

이튿날 아침 거타지(居他之)가 흑도(黑島) 앞 바다에 나가보니 과연 배가 한 척이 떠 있었다. 거타지(居他之)는 연추(淵酋)와 함께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서해 바다 북쪽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오랜 시간 항해를 한 끝에 거타지(居他之)가 연추(淵酋)와 함께 도착한 곳은 송악(松嶽 : 개성)의 해안가 마을이었다.

마을 해안가 넓은 백사장에는 무슨 잔치라도 벌리는지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들고 있었고, 주로 젊은 장정들이었는데 그 중에는 멀리서 온 듯 등에 봇짐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거타지(巨他之)는 군중들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놓았다. 그리고는 한 장정(壯丁)에게 물었다.

“오늘이 무슨 날이오?”

장정(壯丁)은 거타지(巨他之)의 얼굴을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무술이 뛰어난 장군을 뽑는다고 하오”

“무술이라면 어떤 것을 말하오?”

“창이나 칼 또는 활을 말하오”

“창이나 칼 또는 활이라... ”

거타지(居他之)는 입맛이 당기는지 목구멍으로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옆에 있는 연추(淵酋)가 입을 열었다.

“서방님! 잘된 일입니다. 한번 나가 보세요”

“장군을 뽑는다면 뛰어난 솜씨를 가진 사람들도 많은텐데...”

“그러니 서방님의 기량을 시험에 보기에는 좋은 기회가 아닙니까.. 저도 나가 볼게요”

“아니 연추가?”

“예. 저는 창술을 겨누어 보겠습니다”

거타지(巨他之)는 뜻밖이라는 듯 약간 놀란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창?”

“예”

“언제 창을 배웠느냐?”

“세 살 때부턴데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제야 거타지(巨他之)는

“그대가 혹 위험에 처하더라도 내 딸이 그대의 목숨을 지켜줄 것이오”

하던 노인(연추의 아버지)의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무술(武術) 실력을 겨누기 위해 나온 장정(壯丁)들은 사 오십 명쯤 되었다. 그 중에는 활을 잘 쏘는 장정도 있었고, 칼이나 창을 잘 쓰는 장정도 있었다. 이들은 각자 자기의 실력을 겨눌 창이나 칼 또는 활을 가지고 한쪽 구석에 마련된 장소에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거타지(巨他之)와 연추(淵酋)도 이들 속에 들어가 연습에 열중 했다.

장군(將軍)을 선발하는 무술(武術) 시합이 곧 시작되는 듯 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인 가운데 무술을 겨눌 장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여기에 나온 장정(壯丁)들은 그동안 장군이 되기 위해 부단히 실력을 연마해 온 예비 무사(武士)들이었고 그 중에는 이미 무사로서의 창검이나 활을 잘 쏘는 훌륭한 실력을 갖춘 장정들도 있었다.

좌중(座中)에는 무술 실력을 심사하는 다섯 명의 장군이 앉아 있었고 그 가운데 상석(上席)은 아직 비어 있었다. 오늘 이 행사에서 주심(主審)을 맡은 장군은 환선길이었다. 이윽고 무술(武術) 시합이 시작되었다. 자리에 앉았던 부장(部將) 유흥(劉興)이 일어나 군중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제 곧 무술 실력을 겨누는 행사가 시작될 터이니 다들 조용히 해 주시오!”

그러자 군중들의 소음이 뚝 그쳤다. 장내는 쥐죽은 듯 고요했다. 몇몇 장군들의 호위를 받으며 왕륭(王隆)이 나타나자 좌중에 있던 장군들이 일어나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추었다. 왕륭은 비어 있는 상석(上席)에 앉았다. 환선길은 왕륭(王隆) 앞으로 한 발 다가서더니 왼 손을 가슴에 얹어 정중하게 군예를 표하고는 군중들을 향해 근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장군을 뽑는 이 행사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펼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장정들이 와 있소이다. 지금 나라의 정세는 매우 어수선 하오이다. 무능하고 부패한 신라 조정이 사벌주의 반란군 진압에 실패한 후 나라 각처에서는 크고 작은 반란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소이다. 그러니 우리도 이제 힘을 키워야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오. 오늘과 같은 난국(亂國)에서는 오르지 강한 자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으니 무예가 출중한 장정들을 뽑아 장군으로서 중요한 임무를 맏기고자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했소이다. 하니 이 기회에 무예가 출중한 장정들은 자기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여 모처럼 장군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획득하기를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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