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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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8.12.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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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연추(淵酋)의 연속되는 공격에 박노강은 방어 하기가 몹시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처음에는 박노강의 창술이 뛰어나 연추(淵酋)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듯 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연추(淵酋)의 뛰어난 창술이 서서히 돋보였고, 급기야 5합(合)에 접어 들면서 쉴새없이 공격해 오는 연추(淵酋)의 창 끝에 박노강은 간신히 방어 자세로 버티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6합으로 접어들면서 얏! 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처럼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서 연추(淵酋)의 창끝이 박노강의 손에 쥐어진 창을 걷어내듯 들이치자 박노강은 그만 손에서 창을 놓치고 말았다. 순간 박노강의 목에는 어느새 연추(淵酋)의 창끝이 겨누어져 있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연추(淵酋)의 승리로 판정이 나자 거타지(巨他之)는 감격스런 표정이었다. 왕륭(王隆)도 대견하다는듯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번에는 궁술(弓術)의 실력을 겨누는 차례였다. 호명(呼名)에 따라 십 여명의 궁사(弓士)들이 차례로 나와 목표물(표적)을 겨누어 화살을 날렸다. 바람을 가르며 세차게 날아간 화살이 목표물(표적지) 한 가운데에 꽂힐 때마다 표적을 보는 사관(査官)은 붉은 깃발을 흔들며 명중이요! 하는 소리를 질렀고 화살이 빗나 갈 때는 헛방이요! 하는 소리를 질렀다.

화살은 한 사람이 열 발을 쏘도록 되어 있었고 열 발 모두 목표물(표적지) 한 가운데에 명중시키면 최고의 궁사(弓士)가 되었다. 지금까지 여덟 명이 화살을 쏘았으나 열 발을 모두 명중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 다 네 발이나 다섯 발이 아니면 여섯 발이나 일곱 발을 명중시키는데 그쳤다. 이번에는 거타지(巨他之)의 차례였다. 거타지는 다소 긴장된 얼굴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한일(一) 자로 굳게 다문 그의 얼굴에는 장군이 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다는 비장한 결의가 묻어 있었다. 거타지(巨他之)는 목표물(표적지)을 보고 활시위에 팽팽하게 힘을 넣고 나서 숨을 잠시 멈추고 활 시위를 놓았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바람보다 빠르게 날아가 목표물(표적지) 원형 한 가운데에 명중으로 꽂혔다. 붉은 깃발이 흔들리고 명중이요! 하는 사관의 목소리가 기분 좋은 음향으로 거타지의 귀에 들어왔다. 거타지(巨他之)는 다시 두 번째 화살을 날렸다. 역시 명중이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환호 소리가 천지를 흔들듯 터져 나왔다. 거타지(巨他之)는 다시 세 발째 화살을 날렸다. 이번에도 명중이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환호소리가 또 다시 터져 나왔다.

거타지(巨他之)는 네 발, 다섯 발, 여섯 발, 일곱 발, 여덟 발, 아홉 발, 열 발 모두 명중시켰다. 화살이 표적지의 원형 안에 들어가 꽂힐 때마다 명중이오! 하는 소리와 함께 군중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를 보고 있던 왕륭(王隆)의 입가에는 웃음이 흘려 내렸고 대견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었다. 장군을 선발하는 이 행사에서 거타지(巨他之)와 연추(連酋)를 포함하여 모두 열 명의 출전 장정이 장군(將軍)으로 선발되었다. 선발된 열 명의 새로운 장군을 군중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에서 왕륭(王隆)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이 행사에서 열 명의 새로운 장군을 얻은 것은 매우 기쁜 일이오이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어지러운 세상에 살고 있소이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우리는 힘을 키워야 하고,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예가 출중한 장군이 절실하게 필요 하오이다. 앞서 환(환선길) 장군이 말했듯이 지금 신라의 조정은 무능하고 부패하여 썩을 대로 썩어 들어가고 있소이다. 그래서 각처에서는 크고 작은 반란이 연달이 일어나고 있으며 심지어는 도적떼까지 일어나 민심이 흉흉하여 백성들의 삶이 날로 곤궁해지고 있소이다. 그리니 우리 송악(松嶽) 백성들도 힘을 키우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을 것이오. 이제 신라 조정은 썩은 나무처럼 힘없이 무너져 가고 있으니 우리 송악(松嶽)은 우리 송악(松嶽) 백성들의 힘으로 지켜 나가야 할 줄로 아오!”

그러자 옳소! 하는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함소리가 가라앉자 왕륭(王隆)은 새로운 장군을 선발한 오늘 이와 같은 행사는 다음 해에도 열 것이니 열심히 무예를 갈고 닦아 장군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언제나 문호를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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