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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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2.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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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어느날 순질과 신질 두 집정(執政 : 재상)은 내전에서 경종(景宗)이 혼자 주안상 앞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먼저 순질이 입을 열었다.

“폐하 ! 어찌하여 정사를 돌보지 않으시고 매일 술과 오락에만 몰두하고 계시옵니까.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정사를 살피시옵소서..”

그러자 경종은 만취한 목소리로

“정사라.. 흥... 난 정치가 싫어졌으니 더 이상 나에게 정사 소리는 하지 마라. 정사는 두 집정이 잘 하면 될 것이 아니냐. 그러니 더 이상 나한테는 정치라는 말은 하지 마라 !”

“폐하 !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아니되면 어찌겠다는 거냐 ? 한번 말해 보거라”

하더니 순질이 아무 말이 없자 갑자기 고함을 버럭 지르며

“더 이상 나한테 정치 얘기를 하지 말라. 그리고 사람도 싫으니 어느 누구도 내 앞에 나타나지도 말라 !”

“폐하 ! 대취하셨사옵니다 ”

하고 순질이 말하자 경종(景宗)은

“대취해 ? 그래 역모라도 꾸며 볼 참이냐 ?”

“ ...............?.....”

“역모라도 꾸며 임금을 쳐낼 것이냐고 묻지 않느냐 !...”

이번에는 신질이 말했다.

“폐하 ! 노여움을 거두시고 소신의 간청을 들어 주시옵소서.. 성군이 어찌하여 이렇게 되셨사옵니까 ?”

“지금 나보고 성군이라 했느냐 ? 흥... 나 같은 정치가 싫은 임금도 성군이라니 당치도 않다.. 나 혼자 있고 싶으니 더 이상 말썽 부리지 말고 어서 썩 물러 가거라... 혼자 있고 싶다고 하지 않았으냐... 어서 물러가라 !...“

순질과 신질은 기가 막히고 난처한 표정이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해 봐야 술이 취해선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두 집정(執政 : 재상)은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마디 입을 열었다. 순질이 말했다.

“폐하 !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다시 한번 소신이 간청하오니 정사를 돌보시어 만백성이 추앙하는 성군이 되시옵소서...”

“그러하옵니다. 폐하의 하해(河海)와 같은 은덕으로 지금 백성들은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사옵니다... 하오니 마음을 바로 잡으시어 정사를 살피시옵소서...”

“정치가 싫다고 하지 않느냐 ? 이놈들 썩 물러가지 못할까 !”

하면서 경종(景宗)은 신경질은 부리며 주안상을 번쩍 들어 내동댕이 쳐버렀다. 와장창 ! 요란한 소리를 내며 술상이 뒤엎어졌다.

당황한 순질과 신질 두 집정(執政 : 재상)은 난처한 표정으로 엎어진 술상을 수습하라고 내관(內官)에게 지시했다.

정사(政事)는 돌보지 않고 술과 오락, 그리고 여색(女色)으로 하루 하루를 방탕하게 살아가는 경종(景宗)은 어떤 신하의 말도 듣지 않았다. 경종(景宗)은 늘 실성한 패인처럼 놀고 마시는 노는 데에만 열중했다. 그러다가 이듬해인 981년 6월 병으로 드러 누었다.

마음이 병이 깊어져 육체를 망가뜨렸던 것이다. 병상에 누인지 불과 한 달 말에 경종(景宗)은 죽음의 혼령(魂靈) 앞에 앉게 되었다. 죽음을 예감한 경종(景宗)은 사촌 동생인 개령군 치(治)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내 수명이 이제 다 한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것인데 나에게도 갈 때가 온 것 같구나.. 생각하면 산다는 것이 왜 이러도 허망한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허망해도 살아야 하는 것인 사람이니 어쩔 도리가 없구나.. 사람이란 자기가 살고 싶다고 살고 죽고 싶다고 죽는 것이 아닌 듯 싶다. 이제 나도 갈 때가 되었나 보다...너에게 양위(讓位)를 하고자 하니 백성들을 잘 다스려 부디 성군(聖君)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자 개령군 치(治)는 경종(景宗)을 붙들고 슬피울며

“폐하 ! 돌아가시면 아니되옵니다... 아니되옵니다... 폐하 !....”

하고 죽음을 애통해 하였다. 그러나 경종(景宗)은 더 이상 아무말도 없이 숨을 거두었다. 이 때가 경종(景宗)의 나이 27세인 981년 7월이었다. 그의 능호는 영릉이다.

경종(景宗)의 뒤를 이어 제6대 왕인 성종(成宗)은 960년(광종 11년) 태조(왕건)의 제4비(妃) 신정왕후 황보씨 소생 대종 욱(旭)과 태조(왕건)의 제6비 정덕왕후 유씨 소생 선의왕후 유씨 사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며 이름은 치(治)이며 자는 온고(溫古)이고 22살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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