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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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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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회

능은 개성 불일사 남쪽 산기슭에 마련되었으며 능호는 경릉이다. 문종(文宗)은 인평왕후 김씨, 인예왕후 이씨, 인경현비 이씨, 인절현비 이씨, 인목덕비 김씨 등 5명의 부인을 두었으며 이들 부인들 중 인평과 인목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이자연(李子淵)의 딸이다.

이자연의 손자에는 이자겸(李資謙), 이자량(李資讓) 등이 있으며 이자량은 예종 때 윤관을 따라 여진을 정보하여 나라에 공을 세웠으며 송나라에도 들어가 문명(文名)을 떨쳤다.

문종(文宗)의 부인들 중 인예왕후 이씨가 10남 2녀를 낳았으며 인경현비 이씨가 3남을 낳았고, 나머지 부인들은 소생이 없었으니 문종(文宗)은 총 13남 2녀를 얻었다. 인예왕후 소생 자녀로는 순종, 선종, 숙종, 대각국사 후(의천), 상안공 수, 보응 승통 규, 금관후 비, 변한후 음, 낙랑후 침, 총혜수좌 경 등의 10명의 왕자와 적경, 보령, 두 공주가 있으며 인경현비 소생 자녀로는 조선공 도, 부여공 수, 진한공 위 등의 세 왕자가 있다.

문종(文宗)의 뒤를 이어 고려 제12대 왕으로 등극한 순종(順宗)은 문종의 장남이자 인예왕후 이씨 소생으로 1047년 12월에 태어났으며 이름은 훈(勳), 자(字)는 의공(義恭)이다.

8세 때인 1053년 2월에 태자로 책봉되었다가 1083년 7월에 문종(文宗)이 죽자 37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그는 원래 병약한 몸이었다. 그런데 문종이 죽자 그 슬픔과 상중(喪中)의 피로함을 이기지 못하고 육신이 더욱 약해졌다.

그 바람에 즉위 3개월 만에 생을 마감하는 불우한 신세가 됨으로써 고려 34대 왕 중에서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왕으로 기록되었다.

죽음이 다가 왔음을 안 순종(順宗)은 즉위 년 10월 동복(同腹) 아우인 국원공운에게 나랏일을 맡기고 다음과 같은 최후 조서를 내렸다.

“내가 근자에 부왕의 유언을 받들어 국가의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 하지만 매양 보잘것 없는 역량으로 선대 임금의 유훈을 받은 것이 외람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대들과 더불어 흔연일체가 되어 장구한 계책을 강구함으로써 조상의 유업을 보전하고 그분들의 공적을 영구히 빛내려 하였더니 뜻밖에도 거상(居喪) 중에 과도한 애통과 쌓이고 쌓인 근심으로 병이 생기게 되어 시일이 지날수록 병세가 점점 심해지는구나. 그리고 이제 겨울이 되면서 더욱 위중하게 되었도다. 차츰 좋아질 기세는 없고 풍전등화(風前燈火)처럼 이몽가몽한 몸으로 어찌 죽기를 면하여 사직을 계속 받들 수 있겠는가. 그러니 미리 대책을 세워 내가 없어도 뒷일을 맡을 수 있는 새 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을 수 없구나.....

.... 나의 동복 아우 수태자 중서령 운은 원래 재능이 많고 덕행도 나날이 발전할 뿐만 아니라 정사에 밝고 자기 사업에 정통하며 정치의 잘잘못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왕위에 오르면 백성들의 기대에 보답할 것이니 내가 죽거든 지체하지 말고 즉시 정권을 잡게 하라......일체 상벌에 관한 중대사는 모두 새 임금에게 문의한 후 처리할 것이며 멀리 떨어진 주(州), 진(鎭)의 관원들은 다만 본 군에서 애도의 뜻을 표할 것이요, 함부로 자기 임솜(任所)를 떠나지 말게 하라. 상복 입는 기간은 하루를 한 달로 하고 능묘 제도는 극히 검박하게 하라.....

...........아 ! 슬프도다. 사람의 수명(壽命)이란 한이 있으며 세상에 태어났다가 죽는 것이 한스럽다. 오직 바라는 것은 국가의 중대사들과 안팎의 문무백관이 한마음 한뜻으로 국가에 충성을 다하여 새 왕을 도와 주기를 부탁하노라 !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 운명을 길이 유지하여 이 강토를 영구히 맡길 수 있다면 내가 당장 죽은들 무슨 한이 있으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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