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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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06.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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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경군(京軍)에 들어간 이의민은 택견을 잘한 덕분에 의종(毅宗)의 눈에 들었고, 대정을 거쳐 별장으로 승진하였다.

그러다가 정중부가 반란을 일으킬 때 가담한 공으로 중랑장으로 승진하였고, 1173년 김보당이 반란을 일으켜 의종(毅宗)을 복위시키려 하자 이의민은 의종을 죽이기 위해 경주로 내려갔다.

당시 의종은 거제도에서 장순석의 인도를 받아 동경(경주)에 나와 있었는데 이의민은 경주로 진격하여 장순석을 제거하고 의종(毅宗)을 객사에 가두었다.

그리고 의종(毅宗)과 곤원사 연못에서 술을 마시다가 기회를 틈타 의종의 척추를 맨손으로 꺾어 죽였다. 이 때 의종의 등뼈에 그의 손이 닿자 뚝뚝하며 뼈가 뿌러지는 소리가 났고, 그는 껄껄 웃었다.

이의민은 개경으로 돌아간 후 동경(경주)의 부호장 필인이 의종(毅宗)의 시체를 건져냈다. 만일 필인이 의종의 시체를 건지지 않았다면 의종(毅宗)은 능도 없는 왕이 될 뻔 하였다.

이의민은 의종(毅宗)을 죽인 공로로 대장군이 되었다.

그리고 1174년에 일어난 조위총의 반란 때 정동대장군지병마사에 임명되었다. 그는 이 때 화살에 눈을 맞아 심각한 부상을 당했는데도 진군하여 맹활약을 펼쳤으며, 반란을 진압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 덕택으로 그는 정3품 상장군에 올라 권력자의 대열에 끼게 되었다.

하지만 1179년 경대승이 정중부를 제거하면서 급격히 세력이 약화되었다. 경대승은 이의민을 몹시 싫어하였다. 경대승은 정중부를 처단하고 조정 대신들이 축하연을 열었을 때

"임금을 죽인 놈이 아직 살아 있는데 축하라니 당치도 않다. 내 언젠가 너의 목을 칠 것이다”

하고 이의민을 질타했다. 그러자 이의민은 경대승이 장차 자기를 죽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수하 장졸들에게 자기 집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명령했다.

그러다가 경대승의 도방 무리들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자기 집 골목 입구에 대문을 세우고 밤이면 수하 장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요즘 내 목숨을 노리는 자가 있다. 내가 죽으면 너희들의 목숨도 없어질 것이니 철저히 경비를 서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예 장군”

이렇게 경대승에게 벌벌 떨며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던 이의민은 병마사로 북쪽 변방에 나가 있었다. 그러다가 경대승이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이의민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경대승을 죽이려 했는데 이 일을 누가 했는지 참으로 칭찬해 줄 일이로다. 이제 내 걱정 하나가 없으졌으니 살만하구나. 하지만 다음에는 어떤 놈을 죽여야 할지 모르겠구나”

하면서 경대승이 죽은 것을 좋아했다. 한데 경대승이 죽은 것이 아니라 경대승에 의해 허승이 죽은 것이었다. 소문이 잘못 전달된 것이었다.

“경대승이 죽은 것이 아니라 허성이가 죽었다구? 이거야 원...”

하면서 이의민은 다시 겁을 먹고 병을 핑계 삼아 고향인 경주로 내려갔다.

명종(明宗)은 몇 번에 걸쳐 이의민을 불러 올렸지만 경대승이가 자기를 죽일 것을 우려한 나머지 상경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경대승이 죽은 다음에도 경주에 머물러 있었다. 그처럼 이의민은 경대승을 두려워 하였다. 경대승이 죽은 후에도 이의민은 경대승의 사망소식을 믿지 않았다. 죽지 않고 잘못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명종(明宗)이 이의민이 반역을 도모할 것을 염려하여 병부상서 벼슬을 내리고 사람을 보내 간곡하게 부탁하자 마지못해 이의민은 개경(開京)으로 돌아왔다.

개경에 온 후 이의민은 권력을 장악했다. 그 때 무장 출신 두경승이 재상직에 있었는데, 중서문하평장사로 있던 이의민은 두경승이 자신보다 윗자리에 있는 것이 싫어 두경승을 겁줄 생각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힘 자랑을 하기에 내가 이렇게 때려 눕혔지”

이의민은 주먹으로 중서성 건물 기둥을 힘차게 한방 가격했다. 그러자 두경승도 이에 질세라 맞받아쳤다.

“그래? 나도 언젠가 공중에서 빈 주먹질을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모두 도망가더군. 이렇게 되면 내 주먹도 제법 쓸만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두 사람의 주먹을 언제 한번 견주어 봐야겠군”

하는 이의민의 말에

“내 기꺼이 승락하지”

두승경은 이렇게 말하며 중서성 건물 벽을 악력으로 불끈 거머쥐었다. 그러자 벽 깊숙이 두경승의 주먹이 박혔다. 이 광경을 본 이의민은 이렇게 말했다.

“보아하니 보통 사람이 아니구먼. 그 정도의 솜씨라면 내 몸둥이를 집어 던질 것도 같은데 나를 한번 들어 보지 그래...”

“그렇다면 어디 한번 들어 보지”

하고는 두경승은 이의민의 허리를 불끈 거머쥐더니 번쩍 들어 올리려고 하자 이의민도 이에 질세라 두경승의 허리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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