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소설] 그여자와 멋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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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소설] 그여자와 멋진 남자
  • 권우상
  • 승인 2017.11.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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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 내연 관계 남선용과 함께 잠적, 피해자 더 늘어나 150억대로 추산 -

나는 신문을 집어 들고 초조한 마음으로 내용을 읽어 나갔다. 나와 관련된 사건이라 마음이 긴장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신문기사는 황선엽이가 내연의 관계에 있는 남선용과 함께 100억 원대 남의 돈을 빌려 행방을 감추었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정확한 피해 금액은 집계가 되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피해자의 신고 금액이 100억원에 이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명단에는 문양옥, 이봉숙과 함께 다른 수십 명의 명단도 나와 있었다. 나는 내 이름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 싶었다.
만일 신문에 내 이름이 으르게 되면 남편이 알게 될 것이고, 남편이 알면 쫒겨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다행이구나 싶어 크게 한숨을 쉬었다.

나는 잡지사 ‘생활춘추’가 있는 건물 계단을 내려오면서 혹시나 연락이 될까 싶어 휴대폰으로 박희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쉬쉬하는 잡음이 나더니 ‘여보세요!’ 하는 박희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밤에 영진이 아빠가 오신다구 연락이 왔어.”

“서방님이 오니까 좋겠어요.”

“좋구말구. 그런데 지금 날 좀 만날 수 없어요?”

“난 일 없으니까 서방님이나 만나요.”

박희정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정말 끝까지 나에게 등을 돌릴 셈인가. 원수진 일도 없는데.“

나는 일말의 희망을 갖고 전화를 한 것이 실패로 돌아가자 차라리 남편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지 말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내심 후회하면서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승용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제7부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내가 아파트에 돌아와 현관문을 막 열고 안으로 들어 갈려는데 두 명의 형사가 찾아왔다. 한 형사가 신분증을 보이며 말했다.

“남부경찰서 박형사라고 합니다. 혹시 강문숙 씨가 아닙니까?”

“맞는데요.”

“황선엽 사기사건에 관련된 피해자가 아닌가 해서 왔습니다.”

‘“내가 피해자란 걸 어떻게 아셨죠?”

형사는 피해자 신고가 들어와 황선엽의 집에 가택수색을 하던 중 황선엽의 것으로 보이는 수첩에서 강문숙이란 이름과 주소 및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찾아왔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황선엽에게 돈 팔천만원을 빌려주고 사기당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편도 알게 될 터인데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망서리다가 나는 형사에게 사실대로 황선엽에게 팔천만원을 빌려 준 사실이 있다고 실토했다.
형사가 돌아간 후 나는 남편이 알면 어쩌나 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9시 텔레비젼 뉴스에서 황선엽의 사기사건을 보도하면서 관련된 피해자의 명단에 강문숙이란 내 이름이 나와 있었다.
그러자 나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 퍽 쓰러졌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으나 머리가 띵하고 어질어질하여 침실에 들어가 침대위에 누었다.
곧 집에 도착할 남편에게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조금전에 아이들이 떠들던 목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진 것이 이상하여 아이들 방으로 가 보았다.

문을 여는 순간 나는 기절하듯 감짝 놀랐다.
반듯하게 누워있는 재민이 위에 영진이가 올라가 마치 성인 남녀가 섹스를 하듯 배를 맞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판 남녀가 섹스를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놀란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는 영진이의 따귀를 한대 갈겼다. 따귀를 맞은 영진이는 재민의 배 위에서 내려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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