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연재소설] 그 여자와 멋진 남자
상태바
[권우상 연재소설] 그 여자와 멋진 남자
  • 권우상
  • 승인 2017.11.06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회

“난 그만 두지 못해요. 어서 말해 보세요. 도대체 어디서 누구한데 무슨 말을 들었길래 속이 상하는지.. 속이 상하는 건 난데 당신이 속이 상하다니 이건 적반하장(賊反荷杖)격이지 뭐예요?”

“떠나면 그만인데 따지고 싶지 않아.”

“마누라와 자식이 있는데 떠나다니요?”

남편의 목소리고 높아졌다.

“마누라 흥! 정말 당신이 내 마누라야? 내 마누라 맞아?”

“아니면 내 남편이 따로 있단 말예요?”

“따로 있지... 따로 있구말구...나 말이야.. 결론만 말하지.. 지금까지 내 봉급이 아마도 일억 5천만원은 될 거야. 그건 당신이 갖고 나하고 빠이빠이 해.. 위자료라구 생각하고 빠이빠이 하자구 ”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위자료라고 생각하고 빠이빠이 하자니...이건 헤어지자는 소리가 아닌가. 그렇다면 남편이 김문석과 통정한 사실을 혹시 알고 있지나 않을까 싶었다. 만일 남편이 김문석과 섹스를 한 사실을 안다면 이거야말로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나는 남편의 태도가 자꾸만 그쪽으로 중심을 잡고 기울어지는 듯한 상황을 느끼면서 몹시 불안해졌다.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그리고 영진이와 재민이를 박희정이 키운다고 한 말을 통해 박희정과 만나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동안 박희정이 나에게 시큰둥하게 대한 것도 생각도 해 봐도 나에게 무슨 꼬투리를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말했다

“당신 술이 너무 취했어요?”

“아직까지 양주 세 병은 끄떡없어. 그러니 술 취했단 소리는 하지 말어. 정말 당신이 말이야... 닭발을 자꾸 내밀면 그 증거를 내 놓을거야.. 아니지 닭발이 아니구 오리발이지.. 오리발 내밀지 말라 그말이야... 나한테 물증이 있다구.”

나는 갑자기 얼굴이 홍당무우가 되었다. 정말 남편이 김문석과 통정한 사실을 알고 있구나 싶어서였다.

“증거가 있으면 내놔 보세요.”

“정말야? ”

“정말이예요.”

“진짜야?”

“진짜예요”

“후회 안하지?”

“후회 안해요.”

나는 남편이 내가 김문석과 통정한 사실은 절대로 알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편이 내 마음을 떠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대들자 남편이 말했다.

“그럼 보여주지. 아니지 지금은 때가 아니야...으음.. 그래 지금 보여 주지.”

하고는 남편은 호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 앞에 불쑥 내밀었다.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나와 김문석이가 섹스를 하고 있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었다.

“아니 이 사진 어디서 나왔어요? ”

“이 남자 밑에 누워 있는 여자가 강민숙이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말해 봐 ... 만일 이 젊은 남자 밑에 발가벗은 알몸으로 누워있는 여자가 강민숙 당신이 아니라면 이번에는 이 남자를 잡아와서 당신 앞에 대면시켜 주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거 야단났구나 싶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심정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가슴이 심하게 효동을 쳤다.

“도대체 이 사진 어디서 나왔어요?”

“어디서 나왔냐구?”

“그래요. 이 사진 누가 어디서 찍었느냐 말예요?”

“그건 이 방에서 내가 찍었어 왜?”

“당신이 없는데 어떻게 당신이 찍어요?”

“지금 중요한 건 누가 찍었느냐 것이 아니라 이 여자가 강문숙이냐 아니야 하는 것이야. 그러니 그것만 말해봐. 당신인지 아닌지 그것만 말해 보라구.”

나는 당황한 채 아무말도 못했다.

“왜 말이 없어. 내가 떠날 때 방안에 몰카를 설치해 주고 갔었지

”몰카?”

“자동으로 찍히는 몰래 카메라 말이야.”

“거짓말 그건 거짓말이예요..”

“자꾸만 닭발을 내밀지 말어... 아..아니지 닭발이 아니구.. 오리발이지. 내가 술이 취하긴 취했나 보구나.. 오리발을 자꾸 닭발이라고 하니... 닭발이든 오리발이든 당신 발이 아니면 내밀지 말어... 닭고기를 먹고 오리발 내밀지 말란 말이야.”

남편도 화가 난듯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나는 물러 서지 않기로 하고 말했다.

“발을 빼는 게 아니예요. 당신이 뭔가 오해하고 있어서 그래요.”

“흥. 오해? 정 그렇다면 좋아... 당신과 정을 통한 김문석이란 젊은 녀석을 내가 불러다 주지...”

하고는 남편은 휴대폰으로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 남편은 혀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김형사! 나야.. 마도로스 박중배라구... 강문숙을 바꾸어 줄테니 김형사가 설명 좀 해 줘봐. 지금 강문숙이 닭발을 내밀고 있어. 아.. 아니지 닭발이 아니구 오리발을 내밀고 있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김형사가 자세히 설명을 좀 해줘 봐.”

하고는 휴대폰을 나에게 건네주자 휴대폰을 받은 나는 기절하듯 놀랐다. 나와 김문석과의 불륜 관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는 박희정에게 자세하게 전해들은 남편은 혹시 박희정이 나를 모함해서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와 김문석이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내놓자 남편은 곧바로 경찰서에 나와 김문석을 간통죄로 고소했고, 이 고소 사건을 맡은 경찰관이 바로 김형사였다. 마침 김형사와는 남편과 고등학교 친구 사이였다.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