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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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11.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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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자제위들은 왕을 측근에서 모시고 있기 때문에 후궁이나 왕비의 방에 자주 출입하기 마련이었다. 왕은 자기가 후사를 낳을 가망이 없자 여러 후궁들 침소에 자제위를 보내어 간통시켜 후사를 얻으려 하였다.

왕은 익비의 침실에 여러 번 출입하였으나 젊은 익비의 정열을 만족시키지 못하였다. 익비는 왕의 거동을 고대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어명이요 !”

하며 자제위(子弟衛)의 홍륜과 한안이 익비의 처소로 들어왔다. 오래불망 기다리던 왕의 거동이란 말에 익비는 뛰어나와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상감마마의 행차가 뒤에 오시오”

하며 익비의 처소로 들어갔다.

“상감은 어디 계시오?”

“지금 바로 정비 방에서 나오시고 계시오”

익비는 몸 단장을 고치고 잠시 기다렸으나 왕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홍륜은 무엄하게도 익비의 침실 깊숙이 들어가며 음식을 차리도록 하였다. 익비는 그들이 시키는 대로 음식을 차려 가지고 방으로 들어갔다.

“익비마마, 앉아서 기다리시오. 상감보다도 우리가 익비마마께 여쭐 말씀이 있소”

“무슨 말인지 어서 말해 보오”

“술이나 한잔 마시고 난 다음에 말하리다”

옆에서 한안이 거들며 술을 마셨다.

“우리들은 상감을 모시고 다니느라 늘 시장합니다. 인정 많으신 익비마마께선 우리들에게 음식을 주지만 딴 비빈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익비를 추겨 올리자

“시장하면 가끔 들리오”

“그리해도 되겠습니까”

“되고 말고요”

두 사람은 술을 권하며 마시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왕의 거동은 소식이 없자, 익비의 마음은 불안하였다.

“상감의 행차가 왜 이다지도 늦으시오”

“정비가 마음에 드는가 보옵니다”

어디까지나 불손한 말투였다. 술을 더 요구하며 또 마시었다.

“이제 그만 돌아들 가오”

익비는 매우 못마땅한 듯 두 사람을 쫓아내려 했다.

“잘 데가 없으니 여기서 자야겠습니다”

“자다니요? 무엄하오. 어서 나가시오”

익비가 소리치자 홍륜이 일어나 익비의 손목을 잡았다.

“이게 무슨 해괴한 짓거리냐, 당장 놓지 못하겠느냐”

날카롭게 꾸짓으며 익비는 손을 땔려고 하였으나, 거센 남자의 힘을 당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익비는 결사적으로 반항하였으나 옆에 있던 한안마져 홍륜과 합세하여 익비의 입을 막았다. 이제는 꼼짝없이 당하게 되었다. 홍륜이 힘껏 익비를 품에 안고 몸을 덮쳤다. 반항한들 소용이 없었다. 다만 한숨만 쉴 따름이었다.

이러한 음란한 행동이 궁중에서 자행될 정도로 기강이 문란해 있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홍륜은 이따금 익비의 침실을 찾아들었다. 그럴수록 익비는 전율을 느꼈으나 익비의 뱃속에는 새로운 생명이 태동하고 있었다.

익비는 목숨을 끊으려고 여러번 생각했으나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아 한숨 속에 속절없는 세월만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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