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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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11.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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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누구의 소행이라고 하더냐?”

“홍륜이라 들었습니다”

“홍륜, 으음 알았다. 내일 당장 홍륜이란 놈을 없애야겠다. 내 후궁을 겁탈하여 아이를 갖게 하다니...이런 죽일 놈이 있나.. 그런데 이 비밀을 또 아는 사람이 있다더냐?”

“한안이 알고 있는 줄로 아옵니다”

“그렇다면 한안도 죽여 없애야겠다. 또 다른 사람은 누가 아느냐?”

“아무도 없는 줄로 아옵니다”

“그러면 너도 함께 없애야 이 소문이 퍼지지 않겠지. 아니 그러냐?”

이 말을 들은 최만생은 깜짝 놀랐다. 함부로 입을 놀린 것이 원망스러웠으나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이 없었다.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최만생은 허둥지둥 왕을 침전으로 모신 다음 홍륜의 방으로 뛰어가 자세한 전말을 이야기 하였다.

“이거 큰 일이구나, 우리가 모두 죽게 되었으니.. 이거야 말로 씹주고 빰맞는 꼴이 되었구나. 이거야 원......”

공동 운명에 처한 홍륜과 최만생은 살아날 방도를 생각해 보았으나 선뜩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다.

“별 수 없다. 우리가 먼저 칼을 뽑는 수 밖에...”

홍륜의 말에 최만생은

“우리가 먼저 칼을 뽑다니요?”

하고 묻자 홍륜은

“다른 방법이 없다”

두 사람은 왕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최만생이 앞장서서 왕의 침실로 들어갔다. 왕은 이때 생명을 노리는 두 그림자가 들어 온지도 모르고 술에 취해 코를 곯고 있었다. 최만생이 살금살금 들어가 침실의 문을 열었다, 왕은 침상에 누운 채 여전히 코를 곯고만 있었다. 그 순간 최만은 칼을 들어 왕의 머리와 목을 내리쳤다.

“으으악!”

비명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흘러 내렸다. 그래도 왕은 꿈틀거리며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뒤이어 홍륜과 한안이 칼로 이곳 저곳을 난자하게 내리쳤다.

공민왕은 이렇게 하여 즉위 23년 만에 45세를 일기로 한 많은 세상을 하직하고 꿈에 그리던 노국공주를 따라갔다.

이 때가 1374년 9월이었다. 시해(弑害)의 현장은 피비린내와 술냄새가 뒤범벅이 되어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수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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