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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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9.11.2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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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한참 후에 최만생이

“도둑이야! 도둑이 들었소”

고함을 지르며 뛰쳐 나왔다. 고함치는 소리를 들은 자제위의 총지휘관 김흥경이 뛰어 나오며

“도둑이 어디 들었느냐?”

하며 뛰어오자, 최만생과 홍륜, 한안 등이 일제히

“지금 막 저편 담으로 넘어갔소”

하였다. 비상이 걸리자 궁궐의 경비를 맡은 위사(衛士)들이 모여 들었으나, 공포에 질려 몸을 사렸다.

잠시 후 시중 이인임(李仁任), 경복흥(慶復興) 등이 급히 왕의 침실로 들어왔다. 명덕태후도 소식을 듣고 급히 들어왔다. 명덕태후는 왕의 참혹한 현장을 보자 그만 통곡의 눈물을 흘렸다. 이인임은 사태의 중대성을 직감하고 명덕태후 앞에 나서며

“태후마마, 진정하시고 수습책을 속히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이럴 때일수록 신중히 처리해야 합니다”

궁중에서 숙직하던 관원들도 공포에 떨어 한 사람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얼마 후 새벽이 되자 명덕태후는 뒷일을 위하여 강녕대군(康寧大君 - 牟尼奴)을 데리고 왕의 침전으로 들어와 왕의 죽음을 비밀에 붙이고 중신들과 도적 잡을 대책을 의논하였다.

“짐작컨대 도적은 밖에서 온 것이 아니고 안에 있는 자의 소행인 듯 싶소”

이인임은 이렇게 말하자 모두들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렇다면 누구의 짓이라 생각하오?”

“궁중에 신조(神照)라는 자가 있어 여러가지 꾀를 잘 낸다 하오니 우선 이 자를 문초해 보는 것이 좋겠소”

이인임은 즉시 신조를 잡아 옥에 가두는 한편 왕의 지밀에서 일을 하는 자들을 모조리 조사하기 시작했다. 최만생의 옷고름에 핏자국이 있음을 발견한 이인임은

“만생아, 이리 가까이 나오너라”

하자 최만생은 얼굴 빛이 하얗게 변해 버렸다.

(옳지. 이 놈이 틀림 없구나)

이인임은 최만생을 형틀에 묶어 놓고 문초하기 시작했다.

“만생아, 잘 듣거라. 전하를 시해하는데 누가 또 가담했는지 어서 실토하거라. 어차피 죽을 바에야 너 혼자 죽을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어서 연루된 자를 말하거라”

하였다. 그러나 최만생은 입을 열지 않았다, 더욱 가흑한 고문이 가해지자 비명을 지르며최만생은 드디어 입을 열어 가담한 자를 모조리 실토했고, 홍륜과 한안 등 가담자들은 모조리 하옥되었다.

그리고 최만생, 홍륜, 한안 등 시해범들이 참형되자 다음은 후사를 골라 뽑자고 하였으나 이인임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수년 전에 대행하신 전하께오서 강녕대군을 유일한 현손이라 하셨소. 그러니 강녕대군을 왕으로 모시는 것이 유지를 받드는 일이 오이다”

하자 모두 찬성의 뜻을 표하였다. 이로써 강녕대군이 공민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자 이 때의 나이 겨우 10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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