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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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포항일보
  • 승인 2020.01.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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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운(運)이란 천지(天地) 윤회(輪回)와 같다. 천지가 돌지 않으면 아침에 해가 뜰수도 없고 저녁에 해가 기울 수도 없는 법이오. 오늘이 있을 수 없으며 내일이 있을 수 없으며 너와 내가 여기에 있을 수도 없느니라...”

“대감나으리!...

.... 지금 대감나으리께서 하신 말씀을 참말로 꼭 믿어도 되나요. 저를 놀리시는건 아니겠죠?”

“허허 이놈 봐라. 기(氣)와 운(運)이 돌지 않으면 너는 평생 갓난아기와 같아 크지도 못할 놈이지만 기(氣)와 운(運)이 돌았기 때문에 이만큼 큰 것 아니겠느냐. 하므로 인간사대운(人間事大運)은 돌고 도는 것이며, 세상사(世上事) 모든 것도 낳고 크고 죽는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이치(理致)를 갖고 있으니라. 자 이제 그만 일어나자...”

“대감나으리! 참말로 고맙습니다. 천지도인(天地道人)이 어디에 계신가 했는데 바로 눈 앞에 계신 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천지도인(天地道人)님! 제가 큰 절을 올리겠으니 절을 받고 일어나시지요!...”

하인은 엎드려 정도전 대감에게 넙죽 절하고 일어섰다.

이무렵 평안도 초산(楚山) 고을에 정대운(鄭大雲)이라는 토반이 살고 있었다. 정대운은 정도전(鄭道傳)의 먼 친척되는 사람으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토지가 많고 더욱 글줄이나 읽은 터여서 이웃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정대감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는 벼슬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정도전(鄭道傳)이 관직에 나오는 것을 한사코 반대했기 때문에 벼슬을 하지 못하고 여러 명의 머슴을 데리고 농사에 전념하고 살았다.

정대감에게는 강만수(姜萬洙)라는 젊은 머슴이 있었는데, 근본이 없는 상사람의 집에서 태어나 무식하기는 하였으나 무척 머리가 영리한 사람이었다.

정대감은 먹고 살 것이 충분하고 몸이 편하고 보니 자연 생각나는 것이 부질없는 것들 뿐이었다. 초산(楚山) 고을에 얼굴이 반반한 여자라면 논마지기나 얼마간 떼어 주고는 사오다시피 하여 데려다 첩실(妾室)을 만든 여자가 자그만치 열 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에 차지않아 자기 집 머슴인 강만수(姜萬洙)의 마누라 옥매(玉梅)를 빼앗아 볼 욕심을 품게 된 것이 결과적으로 해괴망측한 꼴을 당하게 되었다.

옥매는 얼굴이 유달리 아름다웠던 것은 물론이려니와 몸 맵시 또한 여자다워서 정대감은 아침 저녁으로 눈에 뜨일 때마다 끓어오르는 욕정을 참을 길이 없어 주야로 생각하는 것이 옥매를 품에 보듬어 안을 궁리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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