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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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20.01.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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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행인 중에 선비나 글을 알만한 사람을 찾던 강만수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자기 쪽으로 향해 오는 스님 한 분을 만나게 되었다.

스님은 글을 알겠지 생각하고는 다짜고짜로 스님 앞으로 다가가서 두 손을 모아 절을 넙죽 하며 말했다.
“스님, 청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청인지 말해 보시오”

스님은 공손히 대답했다.

“이것 좀 봐 주십시오”

윗저고리를 벗고 등을 보였다.

스님은 등을 보고는

“댁을 죽여 없애라는 글이외다”

“그러면 돈 닷 냥을 부처님께 공양할 것이니 이 글을 지우시고 대신 소인이 불러드리는 대로 고쳐 써 주십시오 스님”

“그리 하옵지요”

스님이 먹과 붓을 준비하자 강만수는 입을 열었다.

“전략, 강서방으로 인해서 잃을 책과 돈을 얻었으며, 마땅히 잃을 당나귀를 얻었으니 집에 돌아가는 즉시 기와집 한 채와 논밭을 주어 잘 살게 하여 주옵소서. 소자 상진 상서.. 이렇게 써 주십시오”

“그렇게 쓰겠습니다”

잠시동안 빙글거리며 웃으면서 등을 돌려댔던 강만수는 스님이 글씨 쓰기를 마치자 몇 번이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스님과 헤어진 후부터 강만수는 기분이 좋아 뛰다시피 하여 발걸음을 재촉했다.

십여 일 후 집으로 돌아온 강만수는 곧장 안으로 들어가서 정대감을 찾아 뵈였다.

“대감님! 지금 돌아왔사옵니다”

“너 먼저 웬 일이냐?”

“이걸 보시면 아실 일이옵니다”

다짜고짜로 저고리를 벗고 등을 정대감 앞에 불쑥 내밀었다.

“뭣이? 책과 돈을 얻고 당나귀를 얻었으니 집과 논밭을 주라고...”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마땅히 죽었으리라 믿고 일간 강만수의 마누라 옥매(玉梅)를 첩실로 맞아들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집과 논밭을 주라니 모두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묻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물어 본들 거짓을 보태면 보태었지 그 진상을 알기 어려움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의 말대로 큰 공을 세웠다는 데야 별 수 없었다.

이날로 정대감은 강만수에게 큰 기와집 한 채와 먹고 남을 만한 논밭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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