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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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3.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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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칙사로 임명된 일지황도 말을 타고 거타지왕을 따르고 있었다. 거타지왕은 일지황에게 오늘 일진이 어떠냐고 묻자 일지황은 오늘 일진은 매우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왕의 운을 보면 용신이 금(金)이온데 오늘 일진은 기축일(己丑日)이라 토생금(土生金)으로 대왕의 운이 좋아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옵니다.”

하였다. 거타지왕이 몇 발자국을 움직이었을까. 왕이 이랏! 하며 말에 채칙을 가하자 말은 피잉 울며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 나가자 왕을 뒤따르던 기마군들과 보군들도 일제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드디어 고차국(高嵯國 : 고성) 정벌에 오른 것이었다.

한편 고차국의 구다왕(九多王)은 탁순국 거타지왕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한 나머지 급히 군사를 소집하였으나 기마군이 수백에 불과하였고 보군 역시 삼백이 겨우 될까말까 하여 구다왕과 신하들은 우왕좌왕 하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급해진 구다왕은 신하에게 탁순국 군사들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전령군 보고에 의하면 기마군과 보군을 합쳐 사천명에 가깝다고 하자 구다왕은 수백의 군사로 사천의 탁순국 군사를 어찌 대적할 수 있겠느냐고 하면서 난처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심복 장수인 벽기(碧奇)는 수백의 군사로도 나가 싸워야 하니 직접 선봉에 나서겠다고 하였다.

고차국 구다왕은 탁순국 왕이 직접 출전했으니 나도 직접 출전하겠다면서 칼과 화살 그리고 갑옷과 추구를 가져오라고 하자 신하가 갖다 준 갑옷과 투구로 구다왕은 무장을 갖추었다. 구다왕은 탁순국 왕과 대적하기 위해 군사를 소집해 보니 기마군과 보군을 합하여 모두 8백에 불과 하였다. 탁순국 군사가 4천이라고 하니 8백으로는 대적할 수 없다고 생각한 구다왕은 지례 겁을 먹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싸우지도 않고 항복자하니 왕이 비겁하다는 말을 들을 것 같고, 좌우간 탁순국 군사를 맞아 싸우기로 하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구다왕은 8백의 군사들을 이끌고 선봉에 나섰다. 고차국 군사들은 두 무리로 나누어 구다왕이 선봉장이 된 한 무리는 고차국으로 들어오는 남쪽 성문을 방어하고, 다른 한 무리는 동쪽 변방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탁순국 군사를 대적하기로 하였다.

구다왕이 거느린 군사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성벽위에서 수비를 하고 있는데 탁순국의 기마군들이 성문을 향해 구름처럼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구다왕의 심복 부하 벽기는 부하 장졸들에게 탁순국 군사들이 오고 있으니 죽음을 각오하고 성문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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