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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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4.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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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최종서는 아들의 간청도 물리치고 아내의 권고도 듣지 않았다. 그리고는 산을 향해서 출발하는 최종서는 일부러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효성이 지극한 송빈은 아버지 혼자만 위험한 곳으로 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뒤를 밟아 따라갔다. 그 기색을 안 아버지는 돌아서서 꾸짖었다.

“이놈, 아비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불효자식이다. 냉큼 돌아가지 못하겠느냐!”

이렇게까지 노하는 아버지를 더 따라갈 수 없게 된 송빈은 돌아섰으나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산신령님께 비옵니다. 아버님을 꼭 도와주셔서 성공하게 하여 주옵소서....”

두 손을 모아 눈을 감고 빌었다. 그리고 잠시후 다시 고개를 돌려서 보자 아버지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나 그날 해가 질 무렵에 얼굴빛이 새파랗게 질린 두 명의 군사만이 돌아와서 최종서가 호랑이와 만나 용감히 싸웠으나 불행이도 물려 죽었다는 보고를 했다.

“아이구, 이 일을 어찌하나...흐흐흑”

어머니가 아들 송빈을 끌어안고 애절하게 통곡했다. 그러나 송빈은 역시 흐르는 눈물을 씻었다.

“어머니! 울지마세요. 소자가 아버지의 원수인 그 호랑이를 잡겠습니다.”

“네가 아버지 원수를 갚겠다는 효성은 기특하다만 어찌 그런 생각을 참지 못하느냐, 유명한 포수들도 못 당하는 어른인 너의 아버지도 해친 그 무서운 호랑이를 어린 네가 어떻게 당한단 말이냐?”

“어머니, 저는 결코 어린애가 아닙니다.”

“송빈아! 그러나 너까지 만일의 경우 잘못된다면 나는 어찌 산단 말이냐.”

“만일의 경우가 있을지라도 자식된 도리로서 부모님의 원수를 갚지 않으면 아버님 영혼에까지 불효자식이 됩니다. 그러나 저에겐 결코 만일의 경우라는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누구는 실패하고 싶어서 하느냐. 네 효성은 이미 하늘이 알아주시고 계시다. 아버지 원수를 갚겠다고 모험하다가 실패하면 도리어 아버님 영혼에 불효가 된다.”

“저는 이미 결심했으니까 꼭 가고야 말겠습니다.”

“네가 정 그런 고집을 부리면 내가 먼저 죽겠다. 너마저 죽는 꼴을 내 두 눈으론 결코 못 보겠다”

“제가 안 죽고 성공만 하면 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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