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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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4.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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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아이고, 아버지!”

새삼스러운 통곡이 송빈의 입에서 터져 나왔고, 그는 그의 아버지의 시체를 찾기 위해 그 부근을 한참동안 돌아다녔다. 물론 호랑이 밥이 되었겠지만 남은 뼈라도 찾아가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발기발기 찢어진 아버지의 옷이 분명한 유품밖에는 발견하지 못했다. 뼈까지 모조리 먹어버린 증거였다. 송빈의 분노는 또 다시 폭발했다. 송빈은 다시 죽은 호랑이의 배(腹)를 갈랐다. 그 속에서 참흑이 씹혀서 부수어진 육편(肉片)과 골편(骨片)을 발견하고 정성껏 걷어내었다. 이것을 수습해서 집으로 가서 장례를 모실까 했으나 그 참혹하게 변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차마 어머니에게 보일 수가 없었다.

송빈은 아버지의 찢어진 옷이 있던 장소를 파서 가매장하고 상주(喪主)의 곡을 올렸다. 아버지의 임시 장례를 마친 뒤에 그는 호랑이 목을 잘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걱정하고 있던 어머니 앞에서 말했다.

“어머니! 호랑이를 잡아 왔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말에 깜짝 놀랐다.“호랑이를 잡았다고?”

“그렇습니다. 이제 안심하십시오.”

“아이구 내 아들 장하구... 어린 네가 호랑이를 잡다니. 참으로 대견하구나”

“ ....................”

“네가 마침내 아버지 원수를 갚았구나!”

어머니는 남편에 대한 애통함도 잠시 잊고 미친듯이 기뻐했다.

“야아 송빈 총각이 호랑이를 잡아서 아버지 원수를 갚았다.”

“그 악독한 호랑이도 효자는 해치지 못하는구나!”

“그러기 말여. 세상이 놀랄 일이지”

“우리 다라국 임금님도 놀라겠구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송빈의 효성과 용기에 감탄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빈은 어머니를 안심시킨 뒤에 자기 집 방에도 들어서지 않고 그 길로 호랑이 머리를 메고 가희골 마을 촌장인 우이방이 집으로 달려갔다. 이때 벌써 소문을 들은 촌장은 직접 소년 용사의 집을 방문하려고 차비를 독촉하고 있었다. 촌장 우이방(禹伊方)은 말을 타고 송빈과 함께 궁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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