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최도령이 왔습니다.”
신하의 보고를 들은 거연무왕은 대궐마당까지 나와서 호랑이 머리를 메고 들어오는 송빈을 정중히 맞았다.
“네가 최송빈이냐?”
거연무왕이 묻자 송빈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어린 네가 참 장한 일을 했다, 그러지 않아도 호랑이에게 변을 당하신 부친의 초상 겸, 너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서 떠나려던 참이다. 자아 어서 올라오너라 허어 이것이 그 놈의 호랑이였군.”
“이걸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겸해서 이 마을 사람들의 근심을 풀어 드려서 다행입니다.”
“다행이지. 진실로 나라의 다행이지.”
거연무왕은 그런 칭찬까지 했습니다.
“과분하신 말씀입니다.”
“더구나 우리 다라국(합천)에 너같은 효자가 있다니 감격하구나. 이런 경사를 곧 조정 신하들에게 알리겠지만 내가 약속한 대로 내일부터라도 와서 나를 도와 다라국 장수가 되거라.”
거연무왕(巨淵武王)은 송빈을 지방 관리에 임명하였다.
“임금님의 말씀은 과분한 영광이오나 저는 지금 상중의 몸입니다. 곧 부친상을 지내고 이어서 3년동안 시묘를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사 분부는 받을 수 없습니다.”
거연무왕(巨淵武王)은 3년 동안 묘막살이로 부친상을 지내야 하기 때문에 벼슬도 않겠다는 효성에 더욱 감격했다.
“너의 그 지극한 효성이 더욱 갸륵하다. 그럼 오늘 임명 절차는 3년상을 모신 후에 출사하도록 하라.”
“네, 황공하옵니다.”
“그리고 약속한 상금은 본디 나라에서 내리실 예정이었으니 수일 후에 전달될 것이나 우선 장례용 제수를 보내겠으니 그리 알아라.”
“예.”
부의를 사양하는 것은 도리어 실례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순순히 대답했다. 이런 거연무왕의 특별대우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 모자(母子)는 또다시 슬픔과 기쁨이 뒤썪인 눈물을 흘렸다. 집이 좁을 만큼 몰려 온 마을사람들이 모자를 위로하느라 시끌법적 한 뒤에 자리가 진정되자 방문객들은 비로소 호랑이 잡은 무용담을 송빈에게 청했다. 정직한 송빈은 조금도 자기의 자랑을 하지 않고 졸려서 기동도 제대로 못하는 호랑이를 잡은 데 지나지 않는다고 사실대로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