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상태바
[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4.27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6.

“소인의 성은 양이고 이름은 범우라 하옵니다. 역술을 좀 아는 탓에 대왕의 성은을 입었으니 오늘부터 대왕을 위해 이 한 목숨 받치기로 맹세하옵니다.”

하자 거우위왕은

“이 분을 내 신하로 삼아 앞으로 좋은 정치를 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하니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으시오!”

하자 신하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면서 양범우를 환영하였다. 물고기를 많이 잡아 서 한 판 잔치를 베풀었던 술 기분도 서서히 사그라져 가고 있는데 말을 탄 궁궐의 전령이 급히 달려와 거우위왕에게 뵙기를 청하였다. 신하 한 사람이 이유를 묻자 전령은 거우위왕의 왕후가 아이를 낳느라 진통을 하고 있는데 순산하지 못하여 산모의 생명이 위독하다고 전갈을 하였다. 신하는 이 사실을 거우위왕에게 알리자 거우위왕(巨優位王)은 당황하여 양범우에게

“왕후가 산달이 되어 아이를 낳는데 지금 순산하지 못하고 고통을 당하여 목숨이 위태롭다고 하니 이를 어쩌면 좋소?”

하자 양범우는 잠시 생각하다가

“소인에게는 산모의 순산을 돕는 비법을 알고 있으니 너무 심려 마십시오!”

하고는 양범우는 환궁하는 어가를 따라 궁궐에 도착하였다. 양범우는 왕과 함께 왕후가 아기를 낳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는 별채로 향했다. 거우위왕이 나타나자 방문을 지키고 있던 궁녀가 허리를 굽혀 예의를 표하자 거우위왕은 아직도 순산하지 못했느냐 묻자 궁녀는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거우위왕이 방문을 열라고 하자 궁녀가 방문을 열었다.

방안에서는 다섯명의 궁녀들이 왕후의 순산을 돕기 위해 거머리처럼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왕후는 전대에 팔다리를 묶인 채 비명을 지르며 산통을 호소하고 있었지만 좀처럼 아기는 출산될 것 같지가 않았다. 양범우는 안타가운 표정으로 잠시 산모의 모습을 살피고 있었다. 거우위왕은 산통(産痛)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지

“아이를 낳지 못하고 저렇게 고통스러워 하니 어쩌면 좋소?”

하고 묻자 양범우는 너무 심려하지 마시라고 하면서 곧 순산하도록 해 보겠다고 하였다. 양범우는 지금 시각이 유시(酉時)정도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왕후가 머리를 두고 누워있는 방향을 살펴보니 서쪽이었다. 서쪽은 오행상 금(金)이다. 양범우는 유금시(酉金時)에 서방금(西方金)은 순산이 어렵다고 생각하였다. 여자의 산고란 고통이요 두려운 것이다. 이것은 자연의 원리에서 볼 때 새롭게 탄생되는 것 모두에게는 탄생의 아픔을 겪고 출생하도록 만들어 놓은 자연의 조화였다. 씨앗이 두꺼운 껍질을 깨고 비로소 새싹을 트는 것도 진통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요, 예쁜 장식품도 도공으로부터 깎고 다듬을 때의 진통을 겪은 후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산고(産苦)란 어차피 겪어야 되는 진통이지만 이러한 산고를 덜어주기 위하여 오행의 원리를 응용한 여자의 출산방법이 비법으로 전해지고 있었는데 이 비법을 양범우는 알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