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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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6.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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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이런 실전을 고려한다면 그는 패한 것이 틀림 없었다. 승패가 가려지자 천지가 진동하는 듯 와! 하는 군중들의 함성이 구름처럼 일어났다. 검투에 패한 박가웅은 아쉬운 듯한 모습이었고 승리한 최순돌은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다시 호명이 되었다.

“김차방 유빈목...”

장정 둘이 의젓한 자세로 나왔다. 거우위왕을 향해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예의를 표한 후 다시 허리를 굽혀 서로 상대에게 허리를 굽혀 예의를 표하고는 칼을 뽑아 들자 시작을 알리는 징소리가 둥! 하고 울렸다. 두 장정은 날카롭고 매서운 눈초리로 상대를 노려보며 칼을 겨누었다. 쨍그랑! 쨍그랑! 연신 칼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번뜩이는 칼날의 섬광과 함께 허공에 울려 퍼졌다. 치열한 검투(劍鬪)는 6합에서 승패가 결정되었다. 패한 김차방은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는 표정이었다. 이런 방법으로 검투는 두 명씩 열 번을 거듭하여 열 명이 탈락되었고, 열 명의 예선을 거쳐 올라 온 승자는 다시 두 명씩 실력을 겨누어 다시 다섯 명의 패자가 달락되었고 마지막으로 다섯 명의 승자가 장군으로 최종 선발되었다. 이번에는 창술의 시합이었다.

“박노강.. 연추!”

호명에 따라 한 박노강과 연추가 나왔다. 박노강과 연추는 거우위왕에게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예의를 표하고 나서 다시 서로 상대방을 보고 예의를 표하고는 창을 꼬나 들었다. 남자와 여자와의 대결이라 군중들의 시선은 여자인 연추에게 집중되었다. 더구나 나이 어린 소녀라 연추에게 더욱 시선이 쏠렸다. 연추가 꼬나들 창은 삭(槊)이라고 부르는 끝이 이지창(二支槍)처럼 생겼는데 긴 자루가 달렸다.

쨍그랑 툭탁! 쨍그랑! 하는 창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상대의 창끝을 이리 저리 잘 피해가는 연추의 기묘한 창술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상대방이 나이 어린 소녀라고 얏잡아 본 장정 박노강은 연추를 향해 쉬지 않고 쉴새없는 공격의 창을 휘두르며 연추를 사정없이 몰아 붙였다. 하지만 연추는 신출귀몰한 창술로 위기를 벗어났고 방어만 하던 연추가 이번에는 자세를 바꾸어 사정없이 밀어붙이며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연추의 연속되는 공격에 박노강은 방어하기가 몹시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처음에는 박노강의 창술이 뛰어나 연추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듯 하였으나 합(合)이 거듭될수록 연추의 뛰어난 창술이 서서히 돋보였고, 급기야 8합에 접어 들면서 쉴새없이 공격해 오는 연추의 창 끝에 박노강은 간신히 방어 자세로 버티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12합이 되면서 얏! 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처럼 허공으로 몸을 날리면서 연추의 창끝이 박노강의 손에 쥐어진 창을 걷어내듯 들이치자 박노강은 그만 손에서 창을 놓치고 말았다. 순간 박노강의 목에는 어느새 연추의 창끝이 겨누어져 있었습니다. 와! 하는 군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연추의 승리로 판정이 나자 소사명은 감격스런 표정이었다. 거우위왕도 대견하다는듯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번에는 궁술의 실력을 겨누는 차례였다. 호명에 따라 십 여명의 궁사들이 차례로 나와 목표물을 겨누어 화살을 날렸다. 바람을 가르며 세차게 날아간 화살이 목표물 한 가운데에 꽂힐 때마다 표적을 보는 사관(査官)은 붉은 깃발을 흔들며 명중이요! 하는 소리를 질렀고 화살이 빗나 갈 때는 낙방이요! 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궁사들의 활솜씨를 볼려고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 들었다.

화살은 한 사람이 열 발을 쏘도록 되어 있었고 열 발 모두 목표물 한 가운데에 명중시키면 최고의 궁사가 되었다. 지금까지 여덟 명이 화살을 쏘았으나 열 발을 모두 명중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 다 네 발이나 다섯 발이 아니면 여섯 발이나 일곱 발을 명중시키는데 그쳤다. 호명이 되자 이번에는 소사명(素沙明)의 차례였다. 소사명은 다소 긴장된 얼굴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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