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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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다라국의 후예들
  • 권우상
  • 승인 2020.07.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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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연추는 허리에 차고 있던 단창을 적장의 가슴에 던졌다. 적장은 칼을 맞고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러자 신라의 영체에서 또 다른 장수가 말을 달려 나왔다. 연추가 대적했다. 두 말이 어울리면서 연추의 손이 언뜩 올라 가는가 싶더니 적장이 말에서 떨어졌다. 적장은 연추가 찌른 삭(揱 : 긴창과 비슷한 무기)에 찔려 죽었다. 신라군은 장수가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죽자 감히 공격하지 못했다. 다라국에서는 신라군의 침공을 예상하고 있었던 터이라 왕자 불연과 소사명, 연추, 효동, 감해랑 등의 장수로 하여금 침착하게 대비하였다.

신라군에서 두 장수가 죽자 박우 장수가 창을 꼬나들고 말을 몰아 달여 나왔다.

다라군에서는 효동, 소사명 두 장수가 급히 말을 몰고 나갔다, 효동과 소사명이 박우 장수와 싸우는데 박우 장수의 창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박우 장수는 두 사람 사이를 이러저리 헤집고 다니면서 마음대로 창을 휘둘렀다. 창끝이 효동의 옆을 아슬아슬 하게 스쳐가기도 했다. 연추가 삭(槊)을 꼬나들고 말을 급히 몰고 비스듬이 나가 장수들의 싸움을 도왔다. 세 사람은 박우를 에워싸고 주마등이 돌아가듯 빙빙 돌며 싸웠다. 양쪽 군사들은 모두 넋을 잃고 멍하지 바라보았다. 세 장수의 칼과 창이 베고, 찍고. 찌르는 바람에 박우가 잽싸게 창을 올려 막고 비스듬이 치고 오른쪽으로 올려 밀고 왼쪽으로 밀어내며 방어 했지만 들아오는 무기를 미처 다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더 배겨내지 못하게 된 박우는 연추의 얼굴을 향해 창을 냅다 찌르는척 했다. 연추가 급히 피하자 그 서슬에 세 사람이 애워싼 작은 구멍 진에 구멍이 뚫리자 박우는 창을 들기고 힘든 듯 땅에 끌면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공격하라”

연불 왕자의 명령이 떨어지가 다라국 기병대는 신라군의 진영을 향헤 달려갔다. 신라군에서 이미 두 장수를 잃는 터이라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결국 패전의 아픔을 안고 겨우 살아남은 3백여 명의 군사들만 이끌고 퇴각했다. 승전의 소식을 들은 거우위왕은 크게 기뻐하며 전쟁에 참가한 장수들과 군사들을 격려하고 큰 잔치를 베풀었다. 특히 부상당하거나 전사한 병사들의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어려움이 없도록 식량을 지원해 주었다. 거우위왕 36년 여름, 신라의 장수 석주(昔主)는 다시 3천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다라국(多羅國) 국경으로 쳐들어 왔다. 이때 소사명 장수가 거우위왕에게 말했다.

“소신에게 한 가지 계략이 있사오니 맡겨 주시옵소서.”

“과인은 그대가 그렇게 나올 줄 알고 있었소. 지난번에 신라군을 맞아 대승을 올린 것처럼 이번에도 그대가 나서서 신라군을 물리치고 우리 다라국을 위기에서 구해 줄 것을 굳게 믿고 있소.”

“황공하오이다.”

하고는 소사명(素沙明)이 어전을 물러날 때까지 다른 신하들은 말 한마디 없이 그저 어전 바닥에 머리만 숙이고 있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사흘이 가고 나흘이 지나고 열흘이 되었다. 그런데도 소사명은 군사들에게 아무런 명령도 내리지 않고 그저 적군의 동태만 살피면서 묵묵히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신라의 장수 석주는 다라국 군사들이 성문을 굳게 걸어 잠구고 싸울 기세를 보이지 않자 초조해 졌다. 신라군들은 도성을 향해 온갖 욕설을 해대며 싸움을 부추길려고 안간힘을 쏟았지만 다라국 군사들은 좀처럼 싸움에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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