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명작소설] 술 항아리 속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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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작소설] 술 항아리 속의 사람들
  • 권우상
  • 승인 2017.12.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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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회

“ 어떤 대책을 말이오 ? ”

“ 반대하는 무리들을 모조리 제거하시옵소서..”

“ 제거라니 죽이란 말이오 ? "

" 죽이지 않으시면 어찌하실 것이옵니까 ? “

“ 어찌하면 좋을지 그게 난감하오 ”

“ 주저하시지 마시고 그들을 죽이셔야 하옵니다 ”

한편 이방원은 앞에 앉은 하륜(河倫)에게

“ 그래 우리 장인과 잘 아는 사이라 하셨오 ? "

“ 그렇사옵니다. 지함대감께서 꼭 만나뵈오라 하시어 이렇게 찾아왔사옵니다 ”

“ 그래. 나에게 할 말이 무엇이오. 기탄없이 말씀해 보시오 ”

하륜(河倫)은 잠시 주위를 살피자 이방원은

“ 나와 은밀히 나눌 얘기라면 주위 사람을 물리치리다. ”

하고는 밖을 향해

“ 당지야 ! ”

하자 밖에서

“ 예. 저하 ! ”

“ 다들 멀리 물러서 있거라.. 가까이서 엿듣는 자는 목을 자를 것이다...“

하고는 하륜(河倫)에게

“ 어서 말해 보시오 ”

“ 사실 이번 세조 책봉문제 말씀이옵니다 ”

“ 세자 책봉은 아바마마의 뜻대로 잘 되었지 않소이까 ? ”

“ 아니 잘 되다니요 ? ”

하며 하륜(河倫)은 이외인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방원은

“ 그럼 대감은 이번 세자 책봉이 잘못되었다 말이오 ? ”

“ 그렇습니다. 장자라면 모르되 장자를 놔두고 방석으로 세자를 세우시다니 말이나 됩니까. 장자가 부적절 하다면 마땅이 정안대군께서 세자로 책봉돼야 하지않습니까... 자질로 보나 인품으로 보나 정안대군이야말로 세자가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방석으로 세자를 세우시다니... 이건 안될 말입니다 ”

“ 날 보고 세자라니 당치도 않소 그건...”

“ 아닙니다. 정안대군께서 세자로 책봉되셔야 합니다. 이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

“ 그러면 날 보고 어찌하란 말이오. 주상께 나를 세자로 책봉해 달라고 주청이라도 드리란 말이오 ? 이제 다 물 건너간 일이니 돌아가시오 “

“ 비록 주상께서 내리신 용단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세자책봉 문제는 이 나라의 운명이 달린 일입니다. 방석이 누구입니까. 강후의 소생이 아닙니까. 강후의 소생이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갈 임금이 되신다면 강후 소생이 아닌 정안대군께서는 어찌 강후의 핍박을 견디어 내실 것입니까 ? 이렇게 되면 강후는 반드시 정안대군을 제거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허약한 세자가 군주가 되면 사직을 보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정안대군께서 소인에게 힘을 주신다면 잘못된 세자책봉을 바로 잡는데 일조를 할 것입니다 ”

“ 어떤 힘을 말이오 ? "

" 소인에게 사병(私兵)들을 모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요..“

“ 사병들을 ? ”

“ 예. 모우는 것은 소인이 하겠으나 두기는 정안대군 수하에 두시옵소서.. 정안대군을 위해서라면 이 소인의 목숨을 기꺼이 내 놓겠습니다. 믿어주십시요...”

이렇게 하륜(河倫)은 이방원과의 생사고락을 맹세하자 이방원도 이를 수락하였다. 하륜은 힘깨나 쓰는 장정들을 불러모아 이방원 수하에 두었다. 그리고 칼과 창은 물론 활쏘는 법과 택견 등 무예를 가르치었다. 날이 갈수록 이방원을 추종하는 장정들이 구름처럼 몰려 들었고, 이방원은 점점 세력을 키워 나갔다.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정도전은 이방원의 처사가 못마땅하고 힘이 더 커지면 자기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생각하여 이 일을 왕(이성계)에게 논의하기 위해 입궐하였다.

“ 전하 ! 왕자들을 각 지방으로 봉하여 멀리 보내심이 좋을 줄로 아옵니다. 더 이상 이대로 두셨다가는 장차 우환을 남기실 것이옵니다 ”

“ 그래. 하륜이 방원과 내통한다는 사실이 참말이오 ? ”

“ 전하 ! 불을 때지 않는 굴뚝에 어찌 연기가 나겠사옵니까 ? 신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륜은 장정들을 모우고 모운 장정들은 정안대군 수하에서 무예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정안대군이 사병을 둔 목적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옵니까. 이는 세자 책봉에 앙심을 품고 반란을 꾀하자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옵니까 ? "

" 반란이라니 ? 방원이가 반란을 꾀할 목적으로 사병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그말이오 ? “

“ 그렇사옵니다 전하 ! ”

“ 허허. 이거야 원.... 이러다가는 대감의 말처럼 왕자들끼리 피바람이 한바탕 불겠구만....”

“ 그러니 서둘러 반란의 화근을 잘라 버리시옵소서 ”

“ 반란의 화를 자른다 ? ”

" 그러하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전하께 주청을 드리는 것이옵니다 “

“ 알겠소. 그럼. 어찌하면 좋겠소 ? 좋은 묘안이라도 있으면 말해 보시오 ”

“ 우선 하륜을 정안대군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내시옵소서. 두 사람의 사이를 멀리 갈라 놓자는 것이옵니다. 그런 다음에 하륜을 없애 버리시옵소서... 전하께서 명령만 내리시다면 그 일은 신이 하겠사옵니다 ”

“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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