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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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장편 역사소설] 第七의 王國
  • 권우상
  • 승인 2018.12.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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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궁예(弓裔)는 즉시 왕창근에게 군사 5백 명을 내어 주라고 명령하였고 왕창근은 군사들과 함께 백방으로 거울을 주고 간 노인을 찾아 보았으나 노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두 달만에 한 거지로부터 노인에 관한 말을 듣게 되었고 그 거지는 노인에게 쌀을 얻은 사람 중의 하나였는데 노인이 쌀을 주면서

“나는 발삽사 석가여래께서 보내서 왔다”

하고 말했다. 왕창근이 그 말을 듣고 발삽사(發揷寺)로 찾아갔다. 그러자 그곳 석가여래불상 앞에 토성을 맡은 신상(神像)이 있었고 이 불상은 영락없이 그 노인의 형상이었고 토성 신상의 왼손에는 세 개의 도마가 들려 있었는데 오른 손에는 거울이 들려 있었다. 그 거울을 본 왕창근은

“으음. 거울을 들고 왔던 노인이 토성신의 화신(化身)이 틀림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고는 궁예(弓裔)를 찾아가서 보고 했다. 왕창근의 보고를 받은 궁예는 그 거울에 새겨진 내용이 예사로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몇 번이나 읽어 보았지만 선뜻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궁예는 은밀히 최고의 석학(碩學)인 송사홍(宋思弘), 백탁(白卓), 허원(許元) 세 학자를 궁궐로 불러 들여 글귀를 해석하도록 했다. 세 학자가 거울에 새겨진 글귀를 해석해 보자 그 내용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세 학자는 무척 근심스런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보다가 송사홍이 입을 열었다.

“삼수중에 사유 아래 옥황상제가 진마(辰馬)에 아들을 내려 보냈다는 것은 진한과 마한 땅에 아들을 내려보냈다는 뜻이 아니겠소? 또한 사년(巳年 : 뱀띠 해)에 두 용이 나타나서 그 하나는 청목 속에 모습을 감추고 다른 하나는 흑금 동쪽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은 청목(靑木)은 곧 소나무이니 송악(松嶽)을 일컫는 것이고 흑금(黑金)은 철(鐵)을 이른 것이니 철성(철원)에 기반을 마련한다는 뜻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백탁(白卓)이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두 용이란 송악 출신의 왕건과 철성(철원)에 머물고 계신 폐하(궁예)를 일컫는 것 아닙니까 ?”

“그렇소이다”

하고 송사홍이 대답하자 허원(許元)은

“허어. 이거 또 한번 피바람이 일게 생겼소이다”

하였다. 송사홍은

“특히나 이 글에 따르면 축(丑)이 멸하고 유(酉)가 일어난다고 했으니 이는 정축년(丁丑年)에 태어난 폐하(궁예)가 멸하고 정유년(丁酉年)에 태어난 왕대인(왕건)이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 오이까? 이 내용이 폐하께서 아시면 왕대인을 죽이려고 할 것인데 이를 어찌하면 좋소이까?”

세 학자는 논의를 한 끝에 해석을 적당이 꾸며 왕건(王建)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궁예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미 역모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궁예는 아무래도 이참에 왕건을 불러 다짐을 받아두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궁예는 왕건은 어전으로 불렀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어젯밤에 사람들을 모아서 반란을 일으킬려고 했다는데 이 말이 사실인가?”

그러자 왕건(王建)은 얼굴빛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왕건은 오히려 태연하게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어찌 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궁예가 다그치며 말했다.

”그대는 나를 속이지 말라. 나는 능히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지금 곧 정신을 집중시켜 그대의 마음을 뀌뚫어 볼 것이다!”

궁예(弓裔)는 이렇게 말하며 눈을 감고 뒷짐을 지더니 한참동안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때 옆에 있던 장군 최응(崔應)이 고의로 붓을 떨어뜨리고는 붓을 줍는 척 하면서 왕건(王建)에게 귀엣말로 속삭였다.

“장군! 복종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시오”

이 말을 듣자 왕건(王建)은 거짓으로 역모를 인정하기로 하고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제가 반역을 계획하였사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떤 헝벌도 달게 받을 것이옵니다”

이 말에 궁예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 왕장군은 솔직해서 좋구만. 그대는 과연 정직한 사람이다! 끝까지 거짓말을 하면 죽일려고 생각했는데 솔직하게 고백을 하니 내 어찌 그대를 죽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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