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둔 부모, 계속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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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둔 부모, 계속 대화해야
  • 권우상
  • 승인 2019.01.2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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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

“전에는 아들하고 말을 잘하는 편이었는데, 얘가 열여섯 살이 되니까 이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남편도 나도 통 알 수가 없네요.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우리하고는 좀처럼 얘기를 하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도 전에는 내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무슨 얘기든 아주 잘 들었죠. 그런데 십 대 청소년이 되니까 내가 자기들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나 봐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마 이와 같이 말한 부모들의 심정에 공감할 것이다. 예전에는 마치 도로의 양쪽 방향으로 차량이 원활하게 소통되듯이 자녀와 대화가 잘 오갔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도로가 꽉 막힌 것처럼 보인다. 이탈리아에 사는 안젤라라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들이 어릴 때는 쉴 새 없이 내게 질문을 해 댔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답니다. 안 그랬다간 며칠 동안 제대로 대화 한번 못하게 되지요. 오늘 어떻게 잘 지냈니?” 하고 물으면 아들은 “예” 하고 무뚝뚝하게 대답한다.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갈 생각에 이야기를 좀 더 해 보라고 하면 이제는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린다. 물론, 자기 의사를 잘 표현하는 사춘기 자녀들도 있지만, 그런 말이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멕시코에 사는 라몬이라는 아버지도 열여섯 살 된 아들에 대해 그와 비슷하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뭘 좀 시킬 때마다 그 애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빠져나가려고 하죠.” 의사소통이 대단히 중요한 그 시기에, 청소년들이, 그리고 부모들이 대화하는 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 양 행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소통이란 그저 서로 이야기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성서(누가 6:45)를 보면 예수께서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의사소통이 원활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기도 하고 자신에 관해 알리기도 한다. 그런데 사춘기 청소년에게는 자기 자신에 관해 남에게 알린다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성격이 활달한 자녀라도 사춘기에 들어서면 갑자기 내성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청소년들의 독립하려는 욕구다. 자녀는 성장하고 있으며 그 성장 과정에는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춘기 자녀가 이제 집을 떠나서 혼자 살 준비가 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사춘기 자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많은 청소년이 남에게 자기 생각을 말하기 전에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기를 더 좋아하는 것은 바로 그렇게 성숙해 가는 과정의 일부다. 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와는 반대로 사춘기 청소년들은 말로는 시인하지 않더라도 친구들 보다 부모의 조언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므로 부모는 어떻게 해서든 의사소통의 문을 항상 열어 놓고 자녀와 대화를 계속 시도해 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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